[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캡틴 아메리카’에서 방패를 들고 단숨에 슈퍼 히어로에 등극한 것은 물론, 국·내외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에반스(Chris Evans)가 이번에는 도끼로 여심사냥에 나섰다.
크리스 에반스는 봉준호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영화 ‘설국열차’(Snowpiercer, 감독 봉준호·제작 모호필름, 오퍼스픽쳐스)에서 엔진칸을 차지하고 잃은 자유를 되찾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는 꼬리칸의 리더 커티스 역을 맡았다. 덕분에 그는 한국에도 처음 방문하며 내한 후 열린 ‘설국열차’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금은 긴장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국만큼 ‘설국열차’에 대해 열렬하게 반응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설국열차’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의 반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인데, 한국 사람들은 내가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부터 열렬하게 반응해줬다.”
크리스 에반스가 ‘설국열차’에서 반란을 이끄는 리더인 커티스 역을 맡았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캡틴 아메리카는 자신이 당연히 리더를 하겠다고 했으며 (리더에 대한) 영혼이 있다. 또한 항상 자신보다 남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다. 말 그대로 타고난 리더다. 반면 커티스는 주변의 상황 때문에 리더가 된 인물이다. 그래서 영혼도 없을뿐더러 자신감도 없고 수치심, 죄책감을 느낀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주변 상황과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리더가 됐기에 비극적이라고 생각한다.”
크리스 에반스의 말대로 같은 리더라도 입장의 차이가 다른 캡틴 아메리카와 커티스. 때문에 이번 영화를 통해 서로 다른 두 리더를 어떻게 표현하는 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리더 역할을 다른 배우들보다 자주 접했기에 어쩌면 스스로 리더 자질에 대한 생각해본 적도 있을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독립적이고 머릿속에 생각이 많다. 리더는 자기 자신보다는 남을 생각해야 되는데 나는 내 생각은 물론, 너무도 다양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그렇기에 나는 리더하기는 힘들 것 같다.”
크리스 에반스가 캡틴 아메리카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를 보고 봉 감독은 정말 천재적일정도로 뛰어난 감독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보통 출연을 결심할 때 시나리오나 출연진보다는 감독을 우선시한다. ‘설국열차’가 봉 감독의 작품이라는 말에 당연히 출연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봉 감독에 대한 크리스 에반스의 믿음과 애정 덕분인지 ‘설국열차’는 개봉하기 전부터 실시간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 때의 부드러움과는 전혀 다른 면모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크리스 에반스의 커티스 역할에 대한 관심
“사실 (내가) ‘설국열차’ 속의 커티스 입장이라면 열차를 사회의 한 층을 비유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안 했을 것이다. 계층 간의 싸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커티스는) 오로지 꼬리칸 사람들을 (제한된 공간에서) 해방시켜야 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무작정 전진했을 뿐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