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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난과 질책이 나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꼭 한 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남들이 다녀온 흔적(기사)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기사를 접할수록 이효리가 반한 남자 그리고 인간 이상순의 부모님은 과연 어떤 분들일까. 직접 만나 뵙고 싶었기 때문이죠.
‘계속된 방문이 분명 귀찮거나 불편하실 텐데.’ 내심 걱정스러운 마음과 미안함을 안고 서울 역삼동 소재 이상순 부모님이 운영하신다는 분식집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같은 프랜차이즈 김밥집이라도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식당의 맛 그리고 느낌이 달라지기 마련인데요, 들어서는 순간 왠지 모르게 가정집 같은 편안함과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이미 TV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한바탕 휘몰아치듯 취재한 후라서일까. 왠지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은 착각(!) 속에 이상순 아버지께 “TV에서 뵀다”고 인사를 건네자 빙그레 미소로 화답하시더군요. 그 표정에서 사람 좋기로 소문난 아들 이상순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평소 이효리가 즐겨 먹는다는 냉콩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눈앞에서 직접 정성껏 갈아주신 콩국물을 한 숟갈 들이켜 보니 “대박” 탄성이 저절로 나옵니다. 식사 시간대가 아니라 다소 한산한데도 부산하게 일거리를 찾아 움직이시는 모습에서 성실함 그리고 음식을 대하는 정성이 느껴집니다.
“다들 아들 자랑 해달라고 하는데, 자랑할 게 뭐 있나요. 나는 몰라요.” 막내아들 칭찬을 부탁하자 어머니는 쑥스러운 듯 그저 미소만 지으십니다. 다만 “우리 애들은 너무 착하다”고만 하십니다.
“남자애들이 싸움도 좀 하고 그러면 좋겠는데 그런 걸 못 해요. 욕도 한 마디 할 줄 몰라요.”(이상순 어머니) “그건 날 닮아서 그래.”(이상순 아버지)
평소 지인들이 밝힌 이상순의 성품에 대해 언급하자 그 자리에 있던 단골손님이 말씀하십니다. “그러니까 이효리가 좋아하는 거죠. 이효리 같은 능력 있는 여자가 결혼까지 올인할 정도로 마음먹었는데 굳이 묻지 않아도 얘기 끝이죠. 내 말이 맞죠 사장님?” 그제서야 이상순 어머니도 “맞다”며 호호 웃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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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김밥장사나 하고 있고 내세울 것도 없는데, 배경도 안 보고 상순이랑 결혼하겠다는 점은 정말 높이 사요. 배경을 볼 수도 있고 본인 능력도 갖고 있는데 말이죠.”
막내며느리는 애교가 많아야 한다는데, ‘예비 시아버지’가 본 이효리는 애교도 만점인가 봅니다. “효리가 애교가 많아요 하하. 그리고 하는 것도 예뻐요. 김밥도 잘 먹고, 콩국수도 좋아하고요.”
싹싹하고 또 음식도 가리지 않고 남김없이 잘 먹고. 알고 보니 이효리는 웃어른들이 좋아하는 덕목은 다 갖고 있는 일등 며느릿감이었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콩국수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이상순 아버지가 직접 커피를 타주시며 “효리가 자주 오더니 요즘은 바빠서 그런지 못 들르더라. 올 때가 됐는데” 하시네요. 막내 며느리의 환한 반달눈 미소를 보고 싶으신가봅니다. 결혼 전이지만 이미 한 식구가 다 된듯한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흐뭇해지네요.
직접 겪어 봐야 아는 게 결혼 생활이라고 하지만, 이효리가 결혼을 결심한 데는 이처럼 편안한, 가족같은 분위기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요. “둘이 잘 살면 그걸로 되는 것 아니겠느냐”, “손주 이야기는 결혼 하고 나서 오면 해줄게”라며 웃으시는 이상순 어머니의 말씀에 굳이 덕담을 청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부득이 세간의 관심을 받는 커플이지만, 주위의 많은 바람 그리고 예상처럼 “너무 잘 살 것 같아”서 그저 축하하는 마음 뿐입니다. 2013년 가을은 이효리, 이상순에게 잊지 못할 행복한 기억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