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과 말투, 발걸음까지도 닮은 두 배우. 아버지와 아들은 그렇게 내면 연기의 정석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KBS2 ‘칼과 꽃’(극본 권민수, 연출 김용수, 박진석)에서 최민수와 엄태웅은 연개소문과 그의 아들 연충 역을 맡아 부자의 연을 맺었다. 남다른 연기 호흡으로 말 그대로 ‘꽉 찬’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최민수를 모델 삼아 배우를 꿈꿨다던 엄태웅은 실제로도 “(최민수 선배님과) 닮지 않았냐”는 말을 자주 할 정도로 남다른 부자의 정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진지한 태도가 닮은꼴이다. 연개소문과 연충이 아버지와 아들로 첫 대면했던 신. 연개소문은 그를 차갑게 내쳤지만, 아들을 부정하는 아버지의 심장은 타 들어갔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차디찬 냉정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애끓는 부정을 표현해낸 최민수. 돌아앉은 뒷모습만으로도 슬픔과 회환이 느껴졌다.
발걸음조차 닮은 두 부자. 한 발 한 발 계단을 오를 때, 난간에 발을 디딜 때의 세밀한 움직임을 포착한 연출은 두 배우를 살아 숨 쉬게 하고 있다. 또한 눈빛과 표정, 한 마디 한 마디 꾹꾹 누르듯 진중하게 무게를 실어 말하는 두 배우의 연기는 같은 DNA를 갖고 있는 듯하다.
10일 밤 방영될 3부에서부터 연개소문과 연충의 이야기가 본격화될 예정. 연개소문은 연충에게서 자신을 꼭 빼닮은 지능과 무예실력, 그리고 성실성을 봤다. 이 부자의 비극적인 숙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실력파 배우들의 혼이 담긴 연기와 전무후무한 파격적인 영상미, 그리고 한국 사극의 한 획을 그을 작품성까지 갖춘 막강 대작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원수지간 선대의 운명 속에 사랑을 싹틔우는 남녀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멜로드라마 ‘칼과 꽃’ 3부는 KBS 2TV를 통해 방영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