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수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대한민국 고등학교 3학년의 입시전쟁일 것이다. 좋은 대학이 곧 향후 인생을 좌지우지한다는 관념은 무한 경쟁의 사회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구조는 학생들에게 사교육은 물론, 상위 1%의 학생들만 모여 스터디 그룹을 만들게 하는 등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질투하고 고군분투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실을 꼬집으며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등장했다. 바로 ‘명왕성’이다.
한때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이 2006년 국제천문연맹으로부터 왜소행성으로 퇴출 결정을 받았다. 신수원 감독은 현재의 교육제도가 수많은 아이들을 명왕성처럼 퇴출시키고 있는 현실을 바탕으로 ‘명왕성’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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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입시경쟁을 꼬집으며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영화 "명왕성"이 7월11일 개봉한다. 사진=명왕성 공식포스터 |
학교에 돌아온 준은 자신을 용의자로 몰아세운 상위 1% 비밀 스터디 그룹의 멤버들을 찾아간다. 학교 안에 자리한 비밀 아지트에서 서울대 수시 합격 축하파티를 하던 아이들은 준의 등장에 놀란다. 특히 살기어린 눈을 한 준은 자신이 과학시간에 배운 기술로 만든 사제 화학 폭탄을 아이들의 몸에 묶고, 이들이 벌여 온 끔찍한 행동을 하나하나 밝힌다.
특히 영화 속 등장하는 상위 1%의 비밀 스터디 그룹의 실체가 밝혀질수록 극의 몰입도를 더한다. 스터디 그룹은 철저하게 지위와 규율을 적용하며 자살과 살인 등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전교 10등 안에 스터디 그룹 학생이 아닌, 다른 학생이 올라오게 되면 보복을 하거나 해를 가하는 일도 많다.
학교에서 친구가 아닌 서로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이 모습은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극단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입시지옥이라는 교육제도와 현실을 꼬집는 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에 초청돼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받았던 이 작품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지나친 폭력 묘사 등을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청소년의 문제를 다룬 작품을 청소년이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러나 이의 신청 끝에 결국 ‘명왕성’은 15세 이상 관람가 등
‘명왕성’은 청소년들에게만 이야기 하는 작품이 아니다. 부모들도 이 작품을 보고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담겨있다. ‘명왕성’이 현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만큼, 개봉이후 사회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7월 11일 개봉.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