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극 ‘결혼의 여신’(극본 조정선, 연출 오진석)은 29일 첫 방송부터 아슬아슬했다. 민망하고 자극적인 소재로 눈길을 잡으려 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TV를 본 부모는 민망해 기침할 정도다.
이날 방송에서는 결혼을 앞두고 심란한 라디오 작가 송지혜(남상미)가 제주도로 출장 겸 휴가를 떠났다. 제주행 비행기에서 만난 건축설계사 김현우(이상우)와 여행길에서 우연히 재회했고, 두 사람은 동행하기로 했다.
올레길을 걷고, 이야기도 나눴으며, 저녁도 먹게 됐다. 그렇게 만난 지 3일째. 지혜에게 호감이 생긴 현우는 다음날이면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는 지혜와 결국 동침까지 하게 됐다. 이튿날 아침 지혜는 “우리 미친 거 알아요? 만난 지 3일밖에 안 됐어요”라고 혼란스러워했다. 현우는 지혜를 달래고 자신의 마음이 진짜임을 밝혔으나 지혜는 여전히 어찌할 바를 몰랐다.
부잣집에 시집온 또 다른 여자 홍혜정(이태란)은 외간 여자와 밤을 새운 강태진(김정태)을 찾아와 옷가지를 건넸다. “출근해야죠. 간밤엔 더 재미있었나 봐요?”라는 말과 함께. 이런 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애써 태연했고, 태진도 미안한 마음 없이 씻으러 샤워실로 들어갔다.
시청자들은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하고 방을 같이 쓰고 키스한다? 부모님과 자식하고 같이 보면 민망하다. 막장이면서 자극적이네” “전 연령대가 보이네는 내용이 너무한 것 같다. 성인용이다” “약혼자가 있는데 제주도 가서 처음 만난 남자와 어떻게 함께할 수 있지?” “이태란 답답하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데 저렇게 해도 되는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물론 “이야기 전개도 신선한 것 같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아 빠져들었다”는 시청자 평도 있다.
한편 ‘결혼의 여신’은 가치와 인생관이 전혀 다른 네 명의 여자들이 겪게 되는 사랑과 갈등을 통해 결혼에 대한 솔직한 여인들의 속내를 담아내겠다는 기획 의도다.
3년을 만난 남자친구 강태욱(김지훈)과 3일을 만난 소울메이트 현우 사이에서 갈등하며 답을 찾는 남상미와 청담동 며느리 이태란 외에도, 오직 남편만을 위하던 남편바라기에서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후 ‘외간남자 동침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는 권은희(장영남)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료 신시아 정(클라라)에게 마음을 뺏겨 부인의 속을 태우는 노승수(장현성) 커플 등도 나온다.
앞서 조정선 작가와 오진석 PD는 “독신 여성들이 늘어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결혼의 다양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진정한 결혼의 의미와 소중함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불륜과 외도 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 결혼의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9.6%(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