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극본 정유경, 연출 윤성식)을 통해 첫 주연을 맡은 아이유가 안정적인 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놀라운 건 어느새 아이유를 둘러싼 ‘배우’의 아우라다. ‘아이돌 출신’을 둘러싼 선입견은 물론 ‘국민 여동생’ 전력이 생소할 정도로 아이유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숨겨진 연기 포텐을 가감없이 펼치고 있다.
첫 방송부터 20% 시청률을 훌쩍 넘은 ‘최고다 이순신’. 전작 ‘내 딸 서영이’가 워낙 대박이 난 터라 시청률은 물론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력 등 사사건건 비교의 도마에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방송에 앞서 ‘최고다 이순신’ 윤성식 감독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아이유 캐스팅과 관련, 주변에서 어떤 걱정을 하시는 지 잘 알고 있다”면서 “막상 방송을 접하고 나면 이 걱정은 금방 사그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이유는 외모부터 성격 모든 부분에서 ‘이순신’ 캐릭터에 꼭 들어맞는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테랑’ 배우 고두심 역시 “처음 아이유를 보고 부담 없는 친숙한 외모에 선입견 없이 대할 수 있었다”면서 “연기력은 그야말로 기대 이상이었다. 뛰어난 상황 적응력에도 놀라웠고 선배들 앞에서도 특별히 위압감을 느끼지 않고 제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 기특했다”고 힘을 보탰다.
이미숙 역시 “순간 집중력이나 감각이 뛰어난 친구”라며 “발전 가능성이 큰 친구다. 배우로서 손색 없다”고 극찬했다.
이들의 예상대로 아이유는 첫 방송 이후 가족들의 구박덩어리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주변 우려를 불식 시켰다. 하지만 극이 진행됨과 동시에 스토리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시청률도 기대 이하로 고군분투하면서 또다시 주연 배우에게로 화살이 돌아갔다. 전형적인 주연 캐릭터와 뻔한 갈등 구조 등이 도마에 올랐다. 작품 안팎으로 크고 작은 논란과 사건들이 벌어졌지만 아이유는 이때마다 신인답지 않은 강직함과 주연다운 책임감을 보여줬다.
아이유는 오히려 “사실 작품을 둘러싼 각종 논란들을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다”면서 “어떤 의도는 없었지만 시청자에게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대신 사과드리고 싶다. 시청률 기복에 크게 상관없이 현장에 적응 중”이라며 성숙한 태도로 정면 승부했다.
그는 “사실 각종 논란에 일일이 신경을 쓸 여유는 솔직히 없었다”면서 “제목, 시청률 등 작품 관련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특별히 연기에 방해될 정도로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 사기가 떨어지거나 하는 부분도 없었던 것 같다. 연기가 미숙해 스스로 역할에만 충실했다”고 드라마 중간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여유로운, 강직한 품성은 장기전에서 그 힘을 더 발휘했다. 비슷한 또래의 많은 걸그룹 출신 연기자들이 활약 중인 가운데 아이유의 성장이 유독 기특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중견 배우들과의 조화 역시 눈에 띤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주말극의 특성상 또래 배우부터 대선배들까지 다양한 이들과 공동 작업을 한다. 소위 ‘한 가닥 했던’ 스타 아이돌 출신으로서는 더더욱 불편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드라마 다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유의 현장 태도는 스태브들 역시 인상적었다고 극찬할 정도로 겸손하다는 전언.
한 관계자는 “선배들과의 호흡은 물론 현장 적응력이 굉장히 빠르다”면서 “배우려는 의지도 강하고 적극적이다. 스타 아이돌 불구, 전반적인 태도가 여타의 ‘초짜’ 신인 배우와 다를 바 없이 겸손해 더욱 주변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고 귀뜸했다.
애절한 눈물 연기는 물론 코믹 연기까지 무난하게 소화했다.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난 뒤 각종 갈등 상황에 대한 감정 이입도 기대 이상이다. ‘베테랑’ 조정석과의 멜로 호흡도 어색하지 않다.
‘국민 여동생’ 아이유의 포텐은 이제 막 폭발하기 시작했다. 어려움 속에서 일궈낸 성과이기에 더욱 단단해진 그녀의 질주는 분명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