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나영 기자] 지상파 3사의 상반기 드라마 성적으로 보면 화제성에서는 각각 내세울만한 무기들을 하나둘씩 가지고 있었지만, 시청률로 보면 KBS의 대패였다.
KBS 드라마는 상반기에 시청률 3위에 전전하는 것이 대다수였으며, 그나마 흥행을 했다는 작품은 2위와 3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지난 2월에 방송된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 MBC ‘마의’와 SBS ‘야왕’에 백기를 들었으며, KBS 수목드라마 ‘전우치’는 MBC ‘7급공무원’에 짓눌려 시청률 3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빛을 보지 못했다.
또한 거액의 개런티와 제작비가 들어간 ‘아이리스2’는 첫 방송을 1위로 시작했지만 MBC ‘7급공무원’과 ‘남자가 사랑할 때’와 SBS ‘그겨울, 바람이분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점점 시청률 하락으로 꼴찌까지 내려갔다. 방송 전 화제를 모았던 것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며 시청률 2위와 3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마지막회에서는 첫 방송보다 4.1% 포인트 하락한 10.3%로, 동시간대 2위로 쓸쓸하게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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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계방향으로 (광고천재이태백, 마의, 전우치, 야왕) |
대작 없이 시청률 나눠먹기에 바빴지만, 각 지상파들의 무기들은 한둘씩 있었다. 재밌게도 공통점은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작이라는 점이다.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평가되는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지난 2000년 방송된 일본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원작으로 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첫 방송부터 마지막까지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오수앓이’를 일으켰다.
또 미스김 열풍을 몰고 온 KBS2 ‘직장의 신’ 역시 2007년 방송된 일본드라마 ‘만능사원 오오마에’를 리메이크했다. ‘직장의 신’은 김혜수의 코믹 연기와 ‘~했습니다만’이라는 말투를 유행시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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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그겨울바람이분다, 직장의신, 여왕의교실) |
한동안 ‘막장’ ‘출생의 비밀’로 가득 찼던 한국 드라마를 일본드라마 리메이크작으로 점령시킨 매력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참신한 소재를 말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한국드라마는 재벌 2세와의 사랑이야기나 기억상실 혹은 불치병, 출생의 비밀 같은 자극적인 소재로 브라운관을 채웠다. 그에 비해 뚜렷한 메시지와 폭넓은 소재를 사용하는 일본드라마는 지상파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재만 참신하다고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드라마를 리메이크해 완성된 한국드라마는 약간의 변화와 현재 우리에게 맞는 현실이라는 두 박자가 맞춰져 많은 한국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를 설명할 수 있게 ‘직장의 신’은 현재 뉴스에서 많이 다뤄지는 비정규직 문제를, ‘여왕의 교실’은 공교육의 현실과 학교 내의 폭력을 여감 없이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진출이 좀더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KBS2 ‘광고천재 이태백’(시크릿 한선화, 달샤벳 아영), ‘직장의 신’(2AM 조권), ‘최고다 이순신’(아이유), ‘천명’(2AM 임슬옹), ‘드라마 스페셜 - 시리우스’(제국의아이들 박형식), ‘아이리스2’(비스트 윤두준), MBC ‘구가의 서’(미쓰에이 수지), ‘아들녀석들’(애프터스쿨 리지), SBS ‘야왕’(동방신기 정윤호), ‘그겨울 바람이 분다’(에이핑크 정은지) ‘장옥정 사랑에 살다’(카라 한승연, 달샤벳 아영) 등에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안정적인 연기를 보이는 가하면 어색한 발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방해하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수지는 ‘구가의 서’를 통해 그동안의 발연기를 잠재우며 주연으로서의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