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걸그룹은 ‘걸(Girl)’이라는 이름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데뷔 초기의 소녀다움을 벗고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하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 특히 ‘걸그룹 대전’을 예고한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성적인 코드가 경쟁하듯 과감해졌다.
비슷한 시기에 줄줄이 컴백한 걸그룹 씨스타, 애프터스쿨, 달샤벳, 걸스데이는 모두 ‘섹시’를 표방한다. 이들을 설명할 땐 사실 노래 ‘제목’보다는 ‘콘셉트’를 얘기하는 편이 더 빠르다. 이 배경으로는 노래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음반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보이그룹과는 조금 입장이 다르다. 주로 음원시장을 노려야 하는 걸그룹의 경우 더욱 이를 실감하게 된다. 이에 걸그룹은 4분여간의 청각보다는 단 1초의 시각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씨스타)
대한민국 대표 섹시 걸그룹으로 우뚝 선 씨스타는 ‘물랑루즈’ 콘셉트로 컴백했다. 제목은 ‘기브 잇 투미(Give it to me)’다. 씨스타는 영화 ‘물랑루즈’나 ‘태양의 서커스’를 떠올리게 하는 짧고 화려한 원피스를 착용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탄탄한 다리를 훤히 내놓고 무대를 누비는 이들의 모습은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특히 씨스타 멤버들이 댄서들과 함께 걸어오는 안무는 ‘진격의 군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애프터스쿨)
이틀 후 애프터스쿨은 신곡 ‘첫 사랑’으로 컴백했다. 이들의 선택은 ‘폴 댄스’다. 여기서 폴은 장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춤을 위해 무대에 실제로 90kg에 달하는 폴을 설치한다. 반년간의 연습으로 완성한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하다. 짧은 핫팬츠를 입고도 폴에 올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서커스를 연상시킬 만큼 놀라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폴을 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스스로 그 의도에 대해 “아름다운 몸매와 선을 표현할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달샤벳)
‘깜찍함’이 먼저 떠오르던 달샤벳도 결국 성장해 버렸다. 제목부터가 앞서 컴백한 언니그룹들보다 더 핫하다. ‘내 다리를 봐’라는 제목은 그 자체로 이미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를 가져오기에 충분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은 탈부착이 가능한 치마를 착용, 무대 위에서 벗어버리는 파격적인 안무를 선보였다. 이들 역시 “다리를 가장 예쁘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다 마릴린먼로의 포즈에서 영감을 얻었다. 치마를 펼쳤다 닫았다 하는 동작에 착안해 춤과 의상을 만들었다”며 그 의도를 밝혔다.
이외에도 상반기 초 ‘멜빵춤’으로 군통령에 오른 걸스데이도 곧 출격을 앞두고 있다. 최근 공개된 티저를 통해 멜빵춤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예고한 바 있다.
이를 둘러싸고 선정성 논란이 끝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요즘 가요계를 망치는 과다 노출” “섹시 콘셉트가 걸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가요프로그램 가족끼리 보면 민망해” “노래보다 콘셉트가 더 눈에 띄는 현실. 정상적인가” 등의 의견을 내세우며 비난의 목소리를 보냈다.
이에 반대 여론도 만
만치 않다. 일부 누리꾼들은 “비디오형 가수가 돈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가수도 어디까지나 직업인데 잘 되는걸 하게 되는 것 같다. 이건 소비자의 문제다” “해외에서는 마돈나, 비욘세가 10년 전부터 이미 무대 위에서 스윔슈트 입고 다 했다” “한국 문화에서나 아직 선정적으로 비춰지는 것” 등의 의견을 게재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소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