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터고’의 김용화 감독은 21일 경기도 가평 리버빌 연수원에서 열린 한국영화기자협회 출범 5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글로벌 시대, 한국 CG산업의 위상’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컴퓨터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CG(혹은 특수효과를 말하는 VFX)가 콘텐츠 자체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분야가 되었고, 그동안 CG 기술이 많은 부분을 해외 기술에 의존했다면 현재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가 개발돼 CG의 진일보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김 감독은 한국영화 중 본격적인 CG의 시작인 ‘구미호’(1994)부터 ‘퇴마록’(1998),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등 초기 CG 작품들과 국내 기술로만 작업된 CG이지만 할리우드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은 ‘디워’, 최근 작품인 ‘해운대’, ‘마이웨이’, ‘타워’의 사례를 분석하며 “한국 CG산업의 수준이 할리우드 수준에 근접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앞서 김 감독은 ‘아바타’와 ‘라이프 오브 파이’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미스터고’를 제작했고, 오는 7월 개봉한다. 100% 대한민국의 순수 기술력으로 아시아 최초의 입체 3D 디지털 캐릭터 링링을 탄생시킨 사례와 한국 영화 최초의 Real 3D를 완성해 낸 사례라고 평가받고 있다.
‘미스터고’의 제작사 덱스터 필름은 80만 개 이상 털로 둘러싸인 링링의 자연스러운 외관을 표현하기 위해 국내 자체기술로 동물의 털을 구현하는 디지털 털(fur) 제작 프로그램 질로스(Zelos)를 미국의 ILM, 픽사, 웨타 스튜디오에 이어 세계 4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김 감독은 “한 해에 제작되는 블록버스터의 수요가 많지 않은 한국영화의 장르적인 한계와 독점적인 국내 기술을 개발하기에 충분치 못한 산업적인 한계, 국내 CG에 대한 정부의 충분하지 못한 지원 등이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라고 지적했다. 또 CG산업의 고용불안과 인력육성 문제도 상존해 국내 CG산업이 성장하는데 걸림돌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발제자 DK미디어의 박성미 대표도 ‘한국 CG산업 인력 육성 문제 없나’를 주제로 “국내 CG 산업의 진일보한 발전에 비해 CG인력 육성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CG업계 현장에서는 일시적인 고용에 시달리고 인력정보 데이터베이스(DB)조차 구축이 안됐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국내 CG 기업들이 미국 중심의 OEM 수주와 미미한 국내 물량 등으로 인한 CG업계의 고용불안이 가중되면서 인력운용에 큰 한계로 작용한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해외 영화투자를 통한 안정적 물량확보와 미국-중국 등과의 공동제작, 정부 주도의 대형 SF물 제작 등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우수 CG인력도 양성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대표는 국내외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지원, 연구개발(R&D) 지원, CG 인력양성 교육 등 다양한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한국영화기자협회(회장 김호일)와 한국CG산업협의회(회장 김재하)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LG엔시스, 삼성전자, KT, 하이트진로, 파파앤코가 후원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