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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대 KBS 2TV '해피투게더3'는 시청률 8.7%, SBS '자기야'는 시청률 6.3%를 기록했다. 당초 수요예능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무릎팍도사’가 동시간대 타 예능프로그램에 밀려 3~4%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것은 다소 충격이다. 탈세로 이한 구설에 잠정 은퇴했던 강호동을 1년간 기다려 준 ‘무릎팍도사’ 입장에서는 참담한 상황이다.
뻔한 섭외
과거 ‘무릎팍 도사’의 최대 강점과 시청자들의 관심사는 프로그램의 놀라운 섭외력이었다.
연예인 게스트 뿐 아니라 박세리, 양준혁, 이만기, 추성훈 등 스포츠 스타, 산악인 엄홍길, 소설가 이외수, 황석영 등 폭넓은 게스트들이 ‘무릎팍 도사’를 거쳐갔다.
지난해 11월 재개된 ‘무릎팍 도사’ 역시 다시 한번 섭외력으로 프로그램을 일으켜 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부활한 ‘무릎팍 도사’ 첫 회 게스트는 정우성. 모시기 어려운 톱 스타임에 분명하지만 신선함면에서는 다소 부족했다. 이후 ‘무릎팍 도사’는 해외 스타들의 섭외해 차별화 시키려 시도했다.
성룡과 워쇼스키 남매의 섭외는 방송가에 적잖은 화제를 일으켰다. 외국인 게스트의 첫 본격 토크쇼 출연이었기 때문. 하지만 화제성 만큼이나 재미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해외 스타 게스트는 초난강 편에서 삐끗했다. 초난강을 출연시켜놓고 절친인 차승원을 함께 불러 주객이 전도되는 모습을 보인 것. ‘무릎팍 도사’ 특유의 공격성은 언어의 벽을 넘기 어려워 보였다.
뻔한 출연의도
게스트의 섭외의 신선함이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사연들을 품은 인물의 발굴이라는 점 뿐 아니라 평소 TV 출연에 다소 부정적인 인물을 설득하는 과정의 지난함을 넘어야 가능한 일이다. 기실 이들의 섭외가 어려운 결정적인 이유는 그들이 TV에 꼭 출연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출연을 쉬 응하는 게스트들에게는 분명한 의도가 있어 보인다. 결국 홍보다.
부활한 ‘무릎팍 도사’에서 자사 프로그램 홍보는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컬투는 MBC ‘베란다쇼’ 유진은 드라마 ‘백년의 유산’에 출연했고, 샘 해밍턴은 ‘일밤-진짜 사나이’에, 조정치는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기 전 ‘무릎팍 도사’에 신치림으로 출연했다. 김경호는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했고, 한고은 ‘불의 여신 정이’에 출연한다.
해외 스타 게스트 역시 마찬가지. 성룡은 영화 ‘차이니즈 조디악’ 홍보를 위해, 워쇼스키 남매는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홍보를 위해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초난강은 연극 ‘나에게 불의 전차를’의 홍보를 위해 출연했다. 연극에 함께 출연한 차승원이 같이 나온 이유도 이 같은 이유다. 윤도현 역시 9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20일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뻔한 대화
쉬운 섭외와 뻔한 출연 의도는 결국 뻔한 이야기들을 낳는다. 상호 이해와 이득에 대한 약속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인 만큼 게스트가 풀어내기 쉬운 질문들과 이야기들로 내용이 채워지는 것.
예를 들어 20일 방송된 ‘무릎팍 도사’에서 윤도현은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와 더불어 첫 사랑 이야기, 아내와 러브스토리 등 이야기와 YB의 은퇴와 재기 과정 등을 털어놨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지만 신변잡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내용인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일전 논란이 됐던 방송 퇴출과 관련한 이야기는 언급이 없었다. 이미 2011년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당시 힘들었던 사연들을 털어놓은 바 있어 아이템에서 빠졌을 수도 있다. 허나 ‘힐링캠프’ 역시 퇴출의 배경과 본질보다는 당시 생활고에 포커스를 맞췄던 바 ‘무릎팍 도사’에서 보다 깊은 얘기를 다뤄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시청자들도 분명 있을 터. 하지만 윤도현과 ‘무릎팍 도사’는 더 깊이 들어가지 못했다.
한편 '무릎팍도사'는 27일 방송분 부터 장동혁과 이수근이 기존 유세윤, 우승민을 대신해 투입될 예정으로 어떤 포맷과 내용에서 변화가 생길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