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뚝'의 시월드 갈등의 중심 축 4인방은 순상의 아내 역할을 하고 있는 덕희(이혜숙)와 그녀의 둘째 며느리 성은(이성은). 그리고 심덕(최명길)의 밉살스러운 시어머니 필녀(반효정)와 항상 가벼운 입 때문에 큰 싸움을 만드는 둘째 며느리 행자(조은숙)다.
덕희는 현수(연정훈)의 생모를 몰아내고 순상의 아내 자리를 차지했지만, 순상이 혼인신고를 해 주지 않아 항상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는 인물. 아들 현준(이태성)이 자신의 잘못으로 죄없이 희생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꼭 보석회사를 물려받게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장남인 어린 현수에게 "너의 어머니는 바람이 나서 이혼당했다"는 말로 협박하는 일도 서슴치 않고 현태(박서준)와 현태의 생모인 영애(금보라)를 호시탐탐 몰아내려 한다.
성은은 자신의 입지와 남편 현준의 지위, 그리고 몽희(한지 혜)에 대한 열등감을 지우고 비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과거에는 몽희의 남자를 뺏고, 이를 붙잡으려는 몽희에게 모멸감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결국 그 남자마저 버린 ‘팜므파탈’의 매력을 드러낸 악녀였다.
하지만 현재에는 남편 현준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현수와 현태를 ‘날려버리고’ 자신 역시도 비밀을 드러내 모든 것을 버릴 각오까지 되어있는 ‘순정형 악녀’로 변모했다. 몽희 앞에서의 ‘까칠한 독설’과 ‘깐족거림’은 시어머니 덕희에게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필녀는 전형적인 ‘얄미운 시어머니’다. 며느리인 심덕이 일찍 퇴직한 아들 병후를 대신해 집안의 가계를 책임진다는 이유로 아들이 기가 죽어 사는 것 같자, 남편과의 황혼 이혼을 핑계 대며 사돈이 이미 살고 있는 집으로 다짜고짜 밀고 들어온다. 심덕에게 “네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집 올 때 네 어머니 모시고 온 거 말고 해 온 것이 뭐가 있냐”며 며느리 평생에 상처로 남을 말도 서슴치 않는다.
심덕의 아랫동서이자 필녀의 둘째 며느리인 행자는 얄미운 동서다. 형님인 심덕에 대한 약간의 열등감이 있는 행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벼운 입. 위로랍시고 얄밉게 하는 이야기들은 심덕의 화를 돋우는 역할만 한다. 행자는 필녀의 뒤에 숨어 심덕을 약올리기도 하고, 가족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는 철두철미하게 이기적으로 변신한다. 필녀의 이혼 선언으로 시아버지를 모시게 되자 이를 빌미로 심덕에게 실내 포장마차 리모델링 비용을 받아내고, 심덕과 필녀의 대립으로 자신에게 불똥이 튄다 싶으면 이간질도 서슴치 않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