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조합은 17일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 제한상영가 결정에 대한 한국영화감독들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영등위는 ‘뫼비우스’에 대한 제한상영가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영화감독조합은 이날 “‘뫼비우스’에 대한 제한상영가 결정은 국내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 뿐만 아니라 해당 영화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면서 “한국 관객들은 ‘뫼비우스’를 보기 위해 해외로 나가란 말인가”라면서 분개했다.
아울러 “이러한 요구에 영등위가 불응한다면 우리는 영등위의 존재 이유 자체를 심각하게 물을 것이며 영화인 전체와 함께 이 문제를 공유하고 연대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은 영등위가 세우는 게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관객들이 세워나갈 것”이라며 “한국의 관객들이 ‘뫼비우스’를 직접 보고 판단할 기회를 박탈해선 안 된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표현의 자유이기도 하거니와 헌법적 권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이준익 감독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현직 영화감독들로 구성됐다.
앞서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지난 3일 ‘뫼비우스’에 대해 “영상의 내용 및 표현기법에 있어 주제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부분에 있어 청소년에게는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인 표현이 있어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한 영화”라고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지난 5일 영상물등급위원회 측에 재심사 요청을 넣기로 결정하면서 “예전 ‘올드보이’도 불가피한 아버지와 딸의 내용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영화로 많은 마니아를 갖고 있다”며 “그동안 제 영화의 18편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인정해 주신다면 성숙한 대한민국 성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수 기회를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