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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를 마치고 만난 신세경은 아직 반쯤은 ‘미도’인 채 푸른 어둠 속에 머물러 있는 듯 했다.
“홀가분한 면도 있고 아쉬운 점도 많죠. 끝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은 것 같아요. 조금씩, 그리고 서서히 끝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에요. 모든 작품이 그렇듯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커요. 언제쯤 없어질까요? 이 아쉬움은. 배운게 있다면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배웠다고 해야 할까요. 스스로에 대해 집중하고 내부 세계 스스로를 많이 성장하게끔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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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님과 작가님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죠. 처음 생각했던 미도라는 아이에 대해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가는 것이 중요했어요. 전 배우고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아주 힘들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이 만약 부정적인 반응이 연기적인 질타였다면 더 힘들었겠죠. 하지만 그건 아니었으니까요. 제가 좀 더 미도를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나서서 보호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미도의 갈등이나 행동은 지극히 현실적일 수 있다. 복잡하게 얽힌, 지극히 드라마틱한 인물들의 배경을 걷어내고 나면 누구나 그 고민의 크기가 다를 뿐 자신의 꿈과 사랑, 현실에서 갈등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미도는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의 스테레오타입화 된 캐릭터가 아니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미도를 보편화시키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호불호가 갈린다는 측면에서 누군가에겐 당연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봐요. 세상 어딘가에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글쎄요. 저라면, 음… 둘 다 선택하지 않고 제 꿈을 찾아 떠났을 것 같지만요.”
미도의 선택은 단순화 시키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의 갈등이다. 이 선택을 드라마틱하게 확장하고 꼬아놨던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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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신세경이라는 배우가 가진 어둠은 역설적으로 캐릭터를 빛나게 하는 근거가 된다.
“그럴 수도 있죠. 제가 그런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니 대본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작품을 제안받은 배우로서는 결정을 하는데 있어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지금까지 가져왔던 모습, 대중들에게 보이는 이미지까지 고려해서 작품을 선택해야 하는 게 맞죠. 저 같은 경우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번 작품의 경우는 시놉시스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라 작품을 선택하기 전 하게 되는 많은 고민들을 상대적으로 적게 했던 것 같아요. 하얀 A4 종이가 빨간 장미꽃처럼 보였거든요.”
비단 20대라서가 아니다. 여배우라서도 아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나이가 얼마든 예뻐 보이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신세경이 지금까지 마냥 예쁜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던가.
“예쁘게 나오는 거 중요하죠.(웃음) 근데 저는요. 다 무시하고 감정에만 집중해야 하는 신에서 제가 예뻐 보는 것 같아요. 머리는 헝클어지고 얼굴에는 상처가 나고 그런 장면들이요.”
이번 작품에서 충분히 신세경은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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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작품을 할 때만 살아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많았어요. 현장에서는 활기가 넘치는데 평상시에는 전혀 그렇지 않고요. 이번 휴식 때는 균형을 유지해보려고요. 평상시에도 행복할 수 있도록. 제가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생각만큼 많이 알아보지 않아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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