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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달러(1조1270억원) 흥행 수익을 달성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소속 마블 의 ‘아이언맨3’이 지난 4월 한국에서 개봉해 6400만 달러(721억원) 수익을 낸 것에 대한 특별 대접이었는지, 알란 혼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영화부문 회장은 전세계 최초로 한국 기자단에 흔쾌히 비밀 장소를 공개했다.
아이들에게 분명히 꿈과 상상의 나래를 제공할 것임이 분명한데 이곳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 설명을 하자면, 이곳은 미키마우스를 시작으로 백설공주, 피노키오 등 다양한 디즈니 캐릭터들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볼 수 있는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정문 입구에서 보이는 건물의 외벽에 그려진 ‘백설공주’에 나오는 일곱 난쟁이가 사람들을 환영한다.
‘프랭크 지 웰스’ 빌딩 안에는 애니메이터와 작가 등의 혼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이전까지 작업한 애니메이션들의 저장소인 아카이빙 방에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려는 작가가 오리지널 소스 등의 자료를 확인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적어도 몇백 박스의 자료가 비치돼 있다고 한다.
1928년 미키 마우스가 탄생했으니, 올해 한국 나이로 86살이 된 이 귀여운(?) 쥐와 관련한 자료와 캐릭터만 해도 방대하다. 1923년 조그맣게 탄생한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와 동반 성장, 거대한 산업이 됐다. 1933년 미키마우스 시계 등 상품화를 시작한 디즈니를 너무 상업적이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즐거움을 가득 안긴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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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 메인 복도에는 ‘멀티플레인 카메라’(multiplane camera)가 자랑스럽게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현대에는 컴퓨터로 작업이 가능하지만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입체감과 원근감에 변화를 주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디즈니 직원의 세심한 안내는 자부심과 존경이 느껴졌다.
이제 작업을 하지는 않지만 지난 1940년부터 1985년까지 이용된 ‘애니메이션 빌딩’에는 ‘라이언 킹’(1994)과 ‘미녀와 야수’(1991), ‘밤비’(1942), ‘101 달마시안’(1961)의 스케치나 그림들이 디즈니의 위대한 작가들의 이름과 함께 벽을 채우고 있었다.
이들의 열정과 애정으로 디즈니는 오랫동안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회사는 2년마다 애니메이터나 마케터, 작가 등의 공로를 기념한다. 미키 마우스와 창업주 월트 디즈니 동상이 서 있는 마당인 ‘레전드 플라자’에 이들의 손바닥을 새긴 동판을 기둥과 벽에 채우고 있다.
이런 작업 공간은 대중에 공개되진 않지만, 디즈니 상점들에서 전체적인 스케치 작업,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책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예술의 혼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루를 소비해도 다 꼽지 못하는 디즈니 캐릭터들이 관광객을 반기니 안타까운 일만은 아닐 듯싶다.
매일 아이들과 어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애너하임에 있는 대규모 오락시설 디즈니랜드도 있다. 본사를 찾기 전 둘러본 환상의 장소인 디즈니랜드에는 모든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평일인데도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많아 발걸음을 옮기기가 힘들 지경이었지만, 아이들은 미키 마우스 귀를 따 특성화한 머리띠를 하기도 하고, 공주 옷을 입고 디즈니 월드를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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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년 이상을 훈련받아 각 캐릭터로 빙의(?) 된 이들은 말투와 행동, 걸음걸이까지 스크린 속 모습 그대로다.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을 만큼 친절하고 상냥하며 귀엽다.
올해 디즈니는 지난 4월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주인공 메리다의 디즈니랜드 입성을 기념했다. ‘백설공주’와 ‘포카혼타스’, ‘뮬란’, ‘라푼젤’ 등의 뒤를 이어 성에 사는 11번째 공주가 됐다. 그 기념식을 보지 못한 건 아쉬움이 클 테지만, 내년 개봉 예정인 ‘겨울왕국’의 자매 공주의 입성 기념식도 있을 전망이니 다음을 기약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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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LA(미국)=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