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모두 영원한 비정규직이라죠? 벌써 15년 차인데…오직 저만을 위한 작품을 만날 때도 된 것 같아요.”
애초에 “오로지 정통 멜로”라고 명명지은 것만 같은 비주얼. ‘원조 조각남’ 오지호에게서 어느새 악성 파마머리와 찌질한 추리닝 차림이 더 익숙해졌다. 15년 연기 생활은 ‘그저 잘생긴 연예인’이었던 그를 변화무쌍한 ‘배우’로 바꿔 놓았다.
“한 때 정통 멜로만 꿈꾸던 시절도 있었어요. 결국 절대적인 건 없더라고요. 대중이 원하는, 혹은 스스로가 원하는 어떤 변화된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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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받는 순간부터 자신감이 있었어요. 시청률의 성패를 떠나 이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생각했어요. 재미로 포장했지만 그 안에는 분명 현 사회가 원하는 영웅상이 있고, 치열한 세태가 상세히 반영돼있어요. 막장에 지친 대중들에게 진정한 힐링이 돼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저 역시 더 이상 ‘막장 드라마’는 보고 싶지 않거든요 .”
오지호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일단 스스로 즐거워야 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더 좋다. 여기에 대중이 공감할 만한 사회의식과 흥행성까지 갖춘다면 완벽하다.
“영화와 드라마를 선택하는 기준이 좀 다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제가 즐길 수 있어야 해요. 앞서 대중에게 공개된 몇몇 작품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특히 코믹 요소가 있는 건 거의 대부분)오지호의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 여지가 없다면, 재미있지 않을 것 같은 건 참여하지 않았어요.”
‘직장의 신’은 직장인들의 애환과 일상을 생생하게 담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치유를 그린 작품이다. 각각의 캐릭터가 모두 살아 있고, 코믹 속에 진정한 현실과 위로를 담아 근래 보기 드믄 ‘웰메이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오지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새삼 느낀 건 바로 ‘꿈’이었어요”라고 운을 뗐다.
“작품를 통해 다양한 직업군을 만나고 이들이 겪는 애환들을 간접 경험하는데 유독 회사원들의 삶에서 안타까운 부분이 ‘꿈’이었어요. 과연 과장, 부장이 이들의 본래 꿈이었을까? 더 길고 치열해진 사회이기 때문에 오히려 ‘꿈’이 더 중요한 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을 했어요. 원하는 것을 찾았다면, 하지만 현재 테두리 안에서는 꿈을 꿀 수 없다면 과감히 박치고 나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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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영원한 비정규직이라죠? 미래를 모르기 때문에 이제는 오로지 ‘오지호’에게만 집중된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혼자서 전체를 끌고 간다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꼭 도전해보고 싶어요. 한계를 뛰어넘는 대표작을 만나길, 간절히 찾고 있습니다. 하하!”
예전에 비해 부쩍 슬림해진 몸매. 이 역시 염두해 둔 차기작이 있기 때문이냐고 물었더니 “태어나서 이런 배를 처음 볼 정도로 관리를 잘 못했어요. 일부러 운동을 한동안 쉬었거든요”라고 답했다.
“새로운 도전, 어떤 한 단계 도약을 다짐하는 시점에서 외모 관리에 투자할 시간에 차라리 책이라도 한 자 더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외적인 것에 대한 집중력을 보다 내적인 것에 투자했고 휴식기가 필요했거든요. 이젠 새 작품을 위해 다시 시작하려고요. 몸 관리든 뭐든. 차기작이요?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아마도 쉽지 않은 선택일 것 같아 한동안 시간을 갖으려고 합니다. 다시 찾아뵐 땐,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일거예요. 기대해주세요”
한편, 오지호는 장진 감독의 영화 ‘하이힐’ 카메오 출연을 결정, 현재 촬영을 진행 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글 한현정 사진 강영국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