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였던 동네주민 김 씨는 진술을 계속해서 번복하고 현장에 같이 있었던 서 씨는 동거녀를 살해하고 자살했다. 사라진 ‘흥암석재’ 사장과 관련된 기억과 소문, 거짓말들은 실타래처럼 얽혀 좀처럼 풀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1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2007년 있었던 옥천군 군북면 이백리에서 벌어진 흥암석재 사장 배진석 씨 실종 미스터리 사건을 다룬다.
지난 2007년 3월 23일 자정 무렵, 옥천군 군북면 이백리에서 한 남자가 사라졌다. 20년간 석공예를 하던 ‘흥암석재’ 사장 배진석 씨. 그는 그날 저녁 9시경 홀로 주막에서 술을 한 잔 하고, 우연히 만난 동네주민 김 씨와 2차로 술자리를 가졌다. 자정 무렵 노래방으로 향한 배 씨 일행은 영업이 끝났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그것이 6년 전 사라진 배진석 씨의 마지막 행적이었다.
그렇게 김씨가 배진석 씨 사건의 진범으로 결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용의자였던 김씨의 진술은 이후 몇 번이고 번복됐다. 처음에는 배진석 씨와 헤어진 후 혼자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나 곧 그와 다툰 사실을 인정했고 집까지 데려다줬다고도 했다. 긴급체포가 된 후 그는 배씨를 살해하고 다리 밑에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그가 지목한 곳에 배씨는 없었다.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그는 배진석 씨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기까지 했다. 법원은 증거불충분으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살인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용의자 김씨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배진석을 다리 밑으로 버렸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그 기억이 환각인지 사실인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결국 그의 실종을 둘러싸고 동네에선 온갖 소문들이 만들어졌다. 확실한 기억은 어디에도 없었다. 흐릿한 기억들과 추측들, 소문만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당시 사건현장에 누군가 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배진석 씨 실종 추정시간에 주막에서 술을 마셨던 서 모 씨. 그는 용의자 김씨와 동네 선후배 관계였다. 그런데, 배씨가 실종되고 기이한 일이 연달아
결국 그날 밤, 그를 봤던 주막집 주인의 기억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은 여전히 기묘한 형태를 띈 채 사람들 사이를 배회하고 있다.
[MBN스타 금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