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방송된 ‘엠보코2’에서는 이예준, 유다은, 이시몬, 윤성기가 최종 경연을 펼쳤다. 네 명의 도전자들은 자유선곡과 Mnet에서 선정한 레전드 가수 중 보컬리스트 노래 중 하나를 선곡해 경연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날 선곡과 무대는 귀에 익숙한 노래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고, 후반부를 강조하는 편곡 등 소위 ‘나가수 딜레마’를 연상케 했다.
이날 결승에서 길 코치 팀 유다은은 ‘비와 당신’과 레전드 무대로 들국화의 ‘사랑한 후에’를 선곡했다. 강타 코치팀 이예준은 조수미의 ‘나 가거든’과 레전드 무대로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을, 백지영 코치 팀의 이시몬은 정훈희의 ‘무인도’와 레전드 무대로 고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선곡했고, 신승훈 코치 팀의 윤성기는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과 레전드 무대에 고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선곡해 불렀다.
네 참가자 모두 하나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발라드곡을 불렀다는 점, 편곡에서 후반부를 드라마틱하게 강조하고 소위 내지르는 창법으로 가창력을 강조하는 무대를 보여 줬다는 점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성기에게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추천한 신승훈은 “바로 옆에서 던지듯 노래해야 한다”고 코치했지만 윤성기는 막상 무대에 오르자 곡이 후반부에 목소리에 힘을 주기 시작하더니 끝에는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였다. 편곡 역시 또 다소 밋밋한 원곡과 달리 후반부가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는 ‘엠보코’가 결승에서 100% 시청자 투표로 우승자를 가리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음악적 색깔로 승부하기 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방식, 즉 대중성에 포커스를 맞출 수 밖에 없다는 것.
지난해 우혜미가 서태지의 ‘필승’을 선곡해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우승자였던 손승연 못지 않게 큰 화제가 됐던 것은 이 같은 패턴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엠보코2’에서는 이 같은 용기있는 시도를 다시 만나기 어려웠다.
이 같은 반복되는 패턴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의 경우 각자 자신의 선곡대로 무대에 오르는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6%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다 막상 본격적인 경연에 돌입하자 평균 3%대로 반토막이 난 것은 참신성을 잃은 포맷과 경쟁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선곡과 창법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이 가장 크다. 그나마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서도 1~2% 가량 시청률이 떨어져 평균 2%대로 내려앉았다.
‘슈퍼스타K’ 대성공 이후 봇물처럼 쏟아진 오디션 프로그램 중 비교적 자신만의 색깔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 오디션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엠보코’가 다음 시즌에서 이 같은 딜레마를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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