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채무 이행…오해 풀려고 했지만 집 나가버린 누나(장윤정 동생)”
“범죄좌도 정신병자도 아냐…딸 결혼을 기사로 접하다니(장윤정 母)”
“결혼 한 달을 앞둔 딸에 대한 행동으로 보기에는…(장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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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의 시작은 장윤정이 최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복잡 미묘한 가족사에 대해 고백 한데서부터였다.
장윤정은 이날 방송에서 “10년간 일해 번 돈을 모두 잃어 현재 억대 빚이 있다”면서 “데뷔 후에 번 돈을 모두 부모님께 드렸는데 부모의 ‘이혼 소송’ 중 재산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전 재산이 사라지고 빚만 남은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제작진을 믿고 큰 맘 먹고 꺼낸 집안 문제. 속사정에 언급이 이 같은 무서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지 장윤정은 알았을까. 문제의 근본은 물론 가족 구성원 개개인에 있겠지만 이를 부추기는 방송, 언론의 행태가 더욱 불편한 것.
‘논란’의 주제를 다룰 땐 기본적으로 양측의 입장을 동등하게 전하는 것이 원칙이다. 방송 토크쇼 특성상 게스트의 의견을 위주로 담을 수밖에 없다지만 그 수준이 지나치다. ‘힐링캠프’는 녹화 방송임에도 불구, 결혼을 앞둔 신부에게는 가혹하리만큼 이날 나눈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내보냈다.
사전 홍보 역시 적극적이었다. 조회수를 의식한 언론사들도 크게 한 몫 했다. 방송 전부터 이 같은 내용들을 앞뒤 정황 없이 보도되면서 순식간에 ‘재산 탕진설’, ‘억대 채무설’ 등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결국 장윤정의 남동생 장경영씨와 장윤정 어머니 육흥복씨는 잇달아 방송에 출연해 장윤정의 주장들에 반박하며 본격적인 싸움을 알렷다. 자신들을 둘러싼 온갖 루머로 인해 입을 열었다지만 결국 이 화살이 돌아갈 곳도 장윤정의 가족이다. 이슈몰이에 성공한 방송국은 이들의 싸움을 중계하면서 치솟는 시청률을 즐기면 그 뿐, 앞으로 닥쳐올 불행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이미 엎어진 물을 쉽사리 담을 순 없지만 이제라도 이들 가족에게 ‘지혜’ 와 ‘이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장윤정 본인 스스로는 물론 누나와 딸의 결혼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더 이상 방송의 희생자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자극 보도에 휘둘리지 말고 의연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억울하면 방송 나오세요”라며 싸움을 부추기는 사악한 행태는 당분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