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인 원시시대,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류라고 할 수 있는 크루즈 가족. 이들은 바깥세상을 두려워하며 동굴에 갇혀 산다. 가장인 아버지 그루그 덕에 삶을 지탱할 수 있다. 가끔 사냥을 위해 밖을 나서지만 조심스럽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사는 이들. 하지만 호기심이 있기 때문에 인류가 발전한 것처럼, 딸 이프는 이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제공한다.
호기심으로 빛을 따라간 이프는 자신보다 더 호기심 많고 도전적인 소년 가이(라이언 레이놀즈)를 만나고, 무시무시한 지각변동을 느낀 크루즈 패밀리는 가이와 함께 안전한 곳을 찾아 길을 떠난다. 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화 ‘크루즈 패밀리’는 진부하다고 느낄 만큼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극을 풀어가는 방식이 지루하지는 않다.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는 영화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전세대가 공감하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것을 찾으려 나서는 사춘기 딸과 가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아빠의 갈등, 그리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배경은 원시시대지만 현재의 가족을 보는 듯한 느낌도 있다.
여러 동물이 결합한 이색 생물체와 자연환경도 볼거리를 더한다. 앵무새와 호랑이가 합해진 ‘앵무랑이’, 코요테와 도마뱀을 섞어놓은 듯한 ‘도마요테’, 피라냐와 잉꼬가 합해진 ‘피라냐꼬’ 등의 캐릭터는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소년 가이의 애완동물이자 허리띠 역할을 하는 벨트는 나무늘보와 긴팔원숭이를 합한 동물로 웃음을 준다. “딴딴따~”라는 대사가 인상 깊다. 난생 처음 보는 캐릭터들과 환상적인 자연 경광은 영화 ‘아바타’가 전했던 신선함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애니 ‘드래곤 길들이기’(2010)로 연출력을 인정받는 크리스 샌더스 감독이 커크 드 미코 감독과 함께 장장 9년을 제작해 내놓은 작품이다. 98분. 전체 관람가. 16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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