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성산동 월드컵경기장이 요란하다. 지하철 월드컵경기장 역에는 소녀팬들이 대거 내렸다. 경기장 앞에는 마치 ‘2002 월드컵’이 재현된 듯 인산인해를 이뤘다. 도대체 이날 성산동에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이날 ‘드림콘서트’ 진행은 샤이니 온유, 카라 구하라, 비스트 윤두준이 맡았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뽐내던 이들이 K팝 스타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것.
온유는 “모든 가수들에게 ‘드림콘서트’는 꿈의 무대다. 진행을 맡게 돼 꿈만 같다”며, 구하라는 “무대가 아닌 MC로 팬여러분들을 만나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후 6시 30분에 예정돼 있던 콘서트도 제 시간에 시작됐고, 공연도 별 다른 사고 없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첫 조합이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MC들도 환상의 호흡을 보였다. 이들은 MC석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몸을 흔들며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50명의 커버댄스팀이 무대에 등장, ‘드림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소녀시대의 ‘Gee’부터 싸이의 ‘젠틀맨’까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노래에 맞춰 포인트 안무를 선보였다.
해가 떨어지기 직전 레인보우, EXO, B1A4가 올라 무대를 달구기 시작했다. 이때 유일하게 솔로가수로 참가한 허각이 눈길을 끌었다. 허각은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열창, 청량감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반짝반짝’ ‘한번만 안아줘’ ‘나를 잊지 마요’가 연이어 히트, 최근 ‘기대해’로 섹시한 걸그룹으로 거듭난 걸스데이는 데뷔 후 처음으로 ‘드림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올해가 처음 참여”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살짝 격양된 목소리로 추임새를 넣으며 ‘반짝반짝’을 열창했고, 스크린에는 춤을 따라 추는 열성팬이 잡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연이어 보이그룹의 공연이 펼쳐졌다. 보이프렌드, BTOB가 파이팅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고, 유키스는 유닛그룹인 유비트로 신곡 ‘있을 때 잘해줄 걸’을, 완전체로 ‘만만하니’와 ‘Standing Still’을 선보였다. 2AM은 ‘어느 봄날’과 ‘죽어도 못 보내’로 촉촉한 감성을 전했고, 대세돌 타이틀에서 3세대 아이돌 리더라는 수식어로 갈아탄 인피니트는 ‘Man In Love’와 ‘Nothing’s Over‘로 자유롭게 무대를 누볐다. 리더 성규는 “많은 가수분들이 K팝을 전파하고 계신다. 이는 모두 많은 팬 여러분 덕분이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시크릿과 카라도 이에 못지않게 남성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특히 카라는 ‘판도라’와 ‘Step’으로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올라 1부 엔딩을 장식했다. 이들은 “데뷔 때 처음 왔던 ‘드림콘서트’에 어느새 멤버 하라가 MC를 맡고, 1부 엔딩을 맡기까지 해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복고 열풍은 계속 됐다. 90년대를 풍미한 명곡들이 10대를 대표하는 아이돌스타들로 재현된 것. 후배 아이돌가수들이 선배들의 곡을 부르는 것은 ‘드림콘서트’를 대표하는 특징이 된 것 같다.
제국의 아이들과 걸스데이는 쿨의 ‘애상’으로 과거여행을 떠났다. 걸스데이 멤버 4명과 제국의 아이들 멤버 중 4명이 짝을 이뤄 상큼한 무대를 선보였다. 10대들에겐 신선함을, 20대 이상들에겐 진한 향수를 몰고 왔다.
대표 ‘가창돌’ 2AM 창민과 씨스타 효린이 ‘When I First Saw You’로 두 번째 스페셜 스테이지를 선보였다. 효린은 노란색 롱드레스를 착용, 여신의 자태로 등장했다. 스크린의 그의 얼굴이 비치자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가 인상적이었다. 대세 걸그룹의 인기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에 보답하듯 경기장을 뒤흔드는 가창력으로 귀까지 즐겁게 했다.
정말 아이돌그룹의 잔치다. 비록 유닛으로 돌아온 티아라N4는 신곡 ‘전원일기’ 단 한 곡을 선보이며 재빨리 퇴장했고, 포미닛은 휴식 중인 현아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만 무대에 올라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씨스타, 비스트, 샤이니, 소녀시대 등이 쉴 새 없이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나혼자’를 열창하며 등장한 씨스타는 “오늘 이렇게 대단한 열기 속에 무대를 선보일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Lovin’ You‘를 선보이기 전 후렴을 미리 불러보며 관객 호응을 이끈 노련함이 돋보였다.
컴백이 임박한 비스트는 “앨범 녹음이 끝난 상태다. 컴백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혀 기대감을 자아냈다. 샤이니는 ‘Why So Serious?’ ‘Dream Girl’을 완벽한 라이브로 선보였다. 특히 메인보컬 종현이 빠진 상황에서도 무대를 꽉 채우며 경기장을 뒤흔드는 성량을 자랑했다. 민호는 “멤버 종현이 없어 아쉽지만 금방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를 언급하기도 했다.
마지막은 국민걸그룹 소녀시대가 장식했다. 오랜만에 완전체로 ‘드림콘서트’에 올라 ‘The Boys’ ‘I Got a Boy’ 무대를 선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소담 인턴기자/ 사진 강영국 기자,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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