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나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만큼 희귀한 병, ‘선천성 기도(숨관) 무형성증’을 안고 태어났다. 보통의 경우, 출산과 함께 사망하지만 이 아이 해나는 기적처럼 식도 끝이 폐와 연결되어 있어서 식도에 튜브를 꽂아 호흡할 수 있었다.
해나의 상태를 본 교포 간호사 린제이 손은 자신이 일하던 일리노이주립대병원의 소아외과의사 마크 홀터만 박사에게 구원의 손길을 요청했다. 해나가 인공기도 이식수술을 무료로 받게 해준 것.
해나처럼 자라나는 아이에게 인공기도 이식수술은 위험할 수도 있다. 결국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인공기도 이식수술에 성공한 스웨덴 의사 파울로 마키아리니 박사까지 나서게 됐다. 파울로 박사는 해나를 위해 한 달 이상 미국 병원에 머물게 된다.
기도의 부분적인 이식은 몇 차례 성공했지만, 기도 전체를 줄기세포로 이식하는 수술은 세계에서 최초다. 이 수술을 위해 줄기세포 배양시설 제조업체는 50만 달러(한화 약 5억 5천만원)에 달하는 시설을 일 년간 무료로 대여해 주었다. 또 수술이 행해지는 OSF(성 프란시스 병원)는 해나 치료로 발생하는 모든 비용(백만 달러 이상 추산)을 무료로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해나가 미국으로 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마침내 3월 29일, 해나는 생후 32개월 만에 병원 바깥 공기를 튜브를 통해 들어 마실 수 있었다. 그리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의사 2명, 간호사 2명이 각종 의료기기를 준비하고 비행기에 함께 탑승했다. 12시간의 비행, 12일간의 복잡한 수술 준비과정, 12시간의 대수술이 진행됐다.
4월 9일 해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 각종 검사에서 해나는 기도의 문제 뿐 아니라 심각한 혈관 기형도 발견되었다. 뇌에서 심장까지 피를 공급해주는 상대정맥이 잘못되어 있는 것. 이는 수술의 위험성을 크게 증폭시키는 것으로 뇌사의 가능성도 있었다.
과연 해나는 튜브 없이도 숨을 쉴 수 있게 될 것인지는 오는 5월 13일 오후 11시 20분 '휴먼다큐 사랑-해나의 기적' 2부를 통해 공개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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