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15년 전 아동 유괴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자마자 같은 수법의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 탓에 딸, 손녀, 인생을 빼앗겨버린 세 명의 피해자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순간을 다룬 영화니 소재도 맞아떨어진다.
이들이 지난 2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주관한 ‘2013 제7회 실종 아동의 날’ 명예대사로 위촉됐고, 오는 24일에는 서울 시청에서 열리는 아동 실종ㆍ유괴 방지 캠페인에 참석하는 것도 일시적인 영화 홍보로 비친다.
그래서인지 “4살 된 아들이 있는데 엄정화씨의 연기가 공감이 갔고 무척이나 눈물이 났다”고 한 김상경의 말이나, 아직 결혼하지 않아 아이가 없지만 이미 영화 ‘오로라 공주’를 통해 아이 잃은 엄마의 진정성 가득한 모성애를 보인 엄정화의 연기도 평범한 것으로 들렸고, 느껴졌다.
하지만 공식 행사가 끝날 즈음에 이들의 진심이 전해졌다. 영화를 향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던 이날 행사가 마무리되기 직전, 기자간담회 사회를 맡은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최근 진행된 실종 아동의 날 명예대사 위촉 행사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쉬웠는지 엄정화의 선행을 알렸다. 이 관계자는 “지난 2일 명예대사 위촉 행사를 하면서 알게 됐는데 관계자로부터 엄정화씨가 오래전부터 아이들을 위해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공개했다.
엄정화는 당황했다. 나쁜 일도 아니건만 좋은 일을 해도 삐딱하게 바라보며 손가락질을 하는 이도 있고, 좋은 일이 왜곡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모성애와 관련해 진중한 답을 하기도 하고, 친동생 엄태웅이 고정으로 출연하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경쟁 프로그램인 SBS TV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하는데 “(시청률) 경쟁에서 동생을 이기고 싶다”고 센스 넘치고 유쾌한 답변을 이어간 엄정화지만 자신의 선행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워했다.
엄정화는 “오래전이 아니라 작년 가을인가 겨울 때쯤 어린이를 돕는 TV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결연을 하게 됐다”며 “좋은 기회를 통해 후원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동참하게 된 것”이라고 정정했다.
그는 또 “여러분도 (결연 후원을) 많이 하고 계실 것”이라고 겸손해하며 “아이를 한 명씩 결연 맺어 주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캠페인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 바자도 준비하고 있는데 여러 행사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현장 분위기를 글로 그대로 전하는 것에 한계는 있지만, 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더 진정성 있게 들린 이유다.
김상경도 “작년에 실종된 아이들이 1만 1000여 명이다. 아주 많은 아이들을 잃어버린다”며 “촬영하며 아이의 아빠 감정이 자꾸 들었는데 뭔가 해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행 공약을 좋아하진 않는데 흥행과는 상관없이 이런 실종 아동을 위한 캠페인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바랐다.
그럼에도 어떤 이는 영화 홍보의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또한 명예대사 위촉 등이 영화 홍보를 위해서 시작된 면도 없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앞으로 이들의 행동과 활동 모습을 보면 진심이었는지 아니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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