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발표된 ‘벚꽃엔딩’이 1년 만에 차트에 재등장했다. 그냥 등장만 한 게 아니다. 순식간에 1, 2위를 치고올라와 차트 순위까지 뒤흔들고 있다. ‘그대여’를 연일 외치는 가사에 마음이 녹아 장범준의 그녀로 빙의할 지경이다. 벚꽃이 필 무렵 정점을 찍었고, 상반기 내내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노래들이 있다. 계절 탓도 있겠지만 대게 이런 노래들은 강렬하지 않으면서 아주 조용히 사람들의 감성을 깨우는 힘이 있다. 올 봄, 놓치면 아까울 곡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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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쳤나봐’ ‘벚꽃이 내린다’-소란
지난해 4월 밴드 소란이 정규 1집 ‘Natural’을 발표했다. 앨범 재킷은 화창하다기보다 산뜻한 날씨의 하늘과 갓 피운 꽃봉오리들만으로 채워져 있었다. 앨범 재킷처럼 그간 은은한 노래를 많이 불러온 소란이 정예의 10곡을 추려 앨범으로 묶었다.
10cm 권정열과 함께 부른 ‘미쳤나봐’는 남자친구에게 듣고 싶은 달콤한 말들만 골라 담았다. 사랑에 빠진 남자가 그저 “사랑해서 그래”라며 뭐든지 해주겠다고 하는 가사는 제목처럼 다소 현실성이 없긴 하다. 우리의 현실은 조금 다를지라도, 달달한 이 노래 듣고 지금 내 옆의 그 사람을 보듬어 주자.
‘벚꽃이 내린다’는 봄이 아름다운 계절만은 아닌 몇몇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지는 벚꽃이 아름답다는 것은 극히 주관적이다. 이 노래의 알맹이는 지금 휘날리는 벚꽃을 보며 마음을 적시고 있기 때문. 잊지 못한 사랑이나 힘든 현실에 괴로운 사람에게 추천한다. 누군가도 이 노래를 듣고 있겠구나 생각하며 가슴 한 번 쓸어내리고, 곧 떨어질 벚꽃에 내 것도 함께 날려 보내자.
◇ ‘Beautiful Day’-어반자카파
같은 시기 ‘커피를 마시고’의 어반자카파도 새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삶에게 가장 찬란한 순간, 가장 아름다운 날들의 설레는 시작’을 담았다고 했다. 타이틀 곡 ‘Beautiful Day’의 가사는 ‘Beautiful day 그대 하나 하나 내게 왜이리 설레죠’로 시작한다. 사랑하는 이를 보는 그 날은 모든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노래. 흡사 아름다운 아내를 보며 ‘wonderful tonight’을 불렀다는 에릭 클랩튼의 마음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또한 1년 중 봄은 소개팅이 성사되기도 쉽고 새로운 커플이 가장 많이 생겨나는 시기라도 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설렘’과 ‘시작’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많이 붙는 봄. 사랑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시작인 인생 초년생들과, 새로움에 목말라 'start over'의 꿈만 꾸고 있을 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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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나의 봄이다’-성시경
‘어쩌자고 난 너에게 다가갔을까, 떠날 수도 없는 이젠 너를 뒤에 두고 걸어도 보이는 것은 네 모습뿐인 걸’
걷기 좋은 날엔 이 노래를 들어보자.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OST로도 한 차례 큰 사랑을 받은 노래다. 성시경이 군 제대 후 더욱 성숙해진 소울로 직접 작곡했다. 봄에는 마음이 뒤숭숭하고 불안정하기 마련인데 이 노래는 혼자 안정을 찾았다. 드디어 꿈에 찾던 사랑을 만난 탓일까, 겨울을 이겨내고 드디어 인생의 꽃을 피웠기 때문일까. 이런 그들에게 봄은 보내기 싫은 계절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호소감성 보컬 성시경이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어디 가지 말고 내 곁에 머물라고” 애원한다.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 숙명인 봄도 이 노래를 들으면 발길이 안 떨어 질 듯하다.
◇ ‘4월은 아직 겨울이에요’-하늘해
조금씩 겨울옷을 정리하던 중 꽃샘 추위에 뒤통수를 맞은 사람이라면 이 노래로 경각심을 가져보자. 한층 가벼워진 옷차림과 밝은 표정의 사람들을 보며 화자는 자신에게만 찾아오지 않은 봄을 원망한다. 그리고는 애꿎은 4월을 겨울로 몰아세운다. 가사는 조금 우울하지만 피아노 연주와 12인조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선율은 가히 환상적이다. 제2의 이승환이라고 불리는 하늘해의 목소리도 마음을 울린다.
추위가 유난히 혹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경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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