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SBS에 따르면 김용만은 이날 오전 방송사에 연락해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전해왔다. 김용만은 당초 이날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 녹화가 예정돼 있었으나 이번 혐의로 프로그램 잠정 하차를 선택했다.
MBC ‘섹션TV 연예통신’ 측은 “현재로서 이렇다 할 경정을 내릴 수 없다. 논의를 거쳐 (김용만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김용만 스스로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김용만의 하차는 사실상 확정됐다.
기존 녹화분을 확보하고 있는 ‘스타부부쇼 자기야’나 JTBC ‘닥터의 승부’, KBS 2TV ‘이야기쇼 두드림’, ‘비타민’ 등도 김용만의 모습을 최대한 편집해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지만 김용만이 각 프로그램의 메인 MC로 활약해 왔기 때문에 완벽한 편집도 사실상 쉽지 않다.
무엇보다 김용만의 공백을 어떻게 둘 지는 각 방송사가 맞닥뜨린 중대한 고민이다. 특별한 물의 없이 활약해 온 장수 MC의 갑작스런 공백도 문제지만, 김용만이 오랫동안 다져온 친근한 이미지와 물 흐르듯 편안한 진행 능력을 대체할만한 누군가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과제다.
먼저 ‘스타부부쇼 자기야’와 ‘비타민’, ‘섹션TV 연예통신’은 각각 김원희, 정은아, 소이현과 호흡을 맞췄거나 맞출 예정으로, 남녀 2MC 체제가 어떤 식으로 변모될 지 주목된다.
특히 ‘섹션TV 연예통신’은 당장 다가오는 24일 생방송부터 MC에 처음 도전하는 소이현이 투입되기 때문에 그를 리드해 호흡을 맞출 베테랑 진행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섹션TV’ 측은 긴급 회의를 진행 중이다.
‘스타부부쇼 자기야’의 경우 김용만-김원희 콤비 호흡이 워낙 좋았던 터라 섣불리 새 얼굴을 투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예정됐던 녹화는 김원희가 전문가 집단 및 패널들과 토론하는 컨셉으로 진행된다.
‘비타민’ 역시 정은아 및 다수 패널 체제로 갈 지, 김용만의 공백을 새 얼굴로 채울지 논의 중이다. 이 밖에 김용만은 ‘닥터의 승부’에서 정형돈과, ‘이야기쇼 두드림’에서 김C 노홍철 이해영과 각각 호흡을 맞추고 있었는데 현재 분위기상 김용만의 잔류 가능성은 낮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19일 김용만을 소환해 조사를 했다. 김용만은 지난 2008년부터 2~3곳의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10억 원대 돈을 배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용만은 검찰 조사에서 “매니저와 함께 취미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끊을 수 없게 됐다”며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만의 불법 도박 혐의가 알려진 뒤 다수의 네티즌들은 실망했다며 비난하는 반응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보내고 있다. 평소 반듯하고 성실하게 방송 활동을 해온데다 푸근한 ‘동네 아저씨’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터라 혐의를 곧바로 인정한 점까지 더해져 동정 여론도 적지 않다.
한편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지난해 승부조작 등 불법 스포츠 도박에 폐해가 심각해져 처벌수위를 강화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