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용만이 10억대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준 가운데, 유명 연예인들의 도박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김용만은 사설 스포츠토토로 불리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5년 전부터 10억원이 넘는 돈을 배팅해 온 혐의로 지난 19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만은 “매니저와 함께 취미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끊을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용만 사건 이전에도 다수의 연예인들이 불법 도박으로 인해 검찰 조사 및 방송 하차 수순을 밟아왔다. 특히 정상의 자리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쓰라린 경험을 했음에도 도박 중독을 끊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신정환은 지난 2003년 7월, 2005년 12월, 2010년 8월 세 차례에 걸쳐 상습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특히 지난 2010년 필리핀 세부 카지노에서 2억원을 베팅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NRG 출신 가수 이성진 또한 사기 및 도박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당시 이성진은 지인 2명에게서 2억 3000여만원을 빌려 필리핀 마닐라와 마카오 등지에서 도박을 하다 돈을 탕진한 뒤 갚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다.
개그맨 김준호, 황기순 역시 국외 도박 혐의로 적발돼 한동안 방송 활동을 못했다. 강병규·신혜성·이지훈 등도 도박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도박’으로 얼룩진 연예계…해법은 없나
그렇다면 ‘특히’ 연예인들이 불법 도박에 쉽게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연예인 직업의 특성을 꼽았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직업의 특성상 일반인보다 훨씬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부정적으로 흐르면 도박·마약·여자 문제 등으로 빠질 수 있다고 한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대중이 자신을 늘 쳐다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일반인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며 “그러한 스트레스를 예술이나 운동 등 긍정적으로 풀지 못할 경우 도박과 같은 부정적인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직업 특성상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연예인들이 도박에 빠지는 데 한 몫 거들었다.
곽 교수는 “이들은 현재 인기를 누리더라도 그 인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간다”며 “그런 마음이 앞서다보니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허황된 믿음 속에서 도박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들이 이같은 상황 속에서 긍정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도움과 긍정적 취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도박 전문 박사는 “도박에 빠지는 대부분의 이들이 가족 또는 친구관계가 불우하다. 이들과 소통을 통해 자신의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또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긍정적인 취미를 만드는 것도
또한 도박 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해선 중독 치료를 위한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명 연예인들 역시 전문가의 상담과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도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정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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