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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32)는 마치 초등학교 3학년짜리가 “저는 반장이에요” 하고 자랑하듯 말했다. ‘애정결핍이 자랑할 거리나 되나’ 하는 생각에 타이핑치는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 그새 그걸 알아챈 그가 웃으면서 설명한다.
“부모님께서 더 없는 사랑을 주셨지만 제가 갈구하는 사랑의 양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아요. 뭘 해도 사랑을 부족하다고 느낄 만큼 ‘사랑지상주의자’로 태어나서 그럴 거예요. 남들보다 사랑으로 채워야 할 부분이 크고 그만큼 사랑해야 하는 것. 이게 제 애정결핍의 상태에요. 나쁘지 않죠.”(웃음)
소이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꽤 오랫동안 고민한 사람이었다. 왜 내가 남들보다 사랑이 많은지, 이 문제에 더 예민한지 알기 위한 고민의 자취들은 그 안에 켜켜이 쌓여있었다.
“제가 둘째잖아요. 둘째 아이들은 어쩔 수 없는 외로움을 타고 태어난다고 생각해요. 첫째와는 처지가 다르거든요. 탄생의 신비감 같은 건 첫째 아이만이 가진 특권이잖아요. 저 같은 둘째들은 이미 엄마 아빠에게 신비감이 없고요.(웃음) 제겐 그게 없으니 사랑 받기 위한 몸짓들, 이를 테면 애교 같은 게 자동적으로 발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러나 소이는 연애란 걸 해보기 전에는 애교가 없었다며 목소리를 낮췄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그냥 굳어버린다”며 “좋아서 어쩔 줄 몰라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감정을 던진다. 교제를 시작하든, 그 반대든 일단 돌진한다”고 했다.
“제겐 사랑이 제일 중요해요. 음악을 하고 영화를 만들고 글을 쓰는 모든 원동력도 사랑이에요. 단순히 연인의 사랑만이 아니라 신과의 사랑, 부모님, 친구 등 대상을 망라한 사랑이 저를 살게 해요. ‘사랑이 세상을 이긴다’는 말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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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짝’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헤어진 연인을 약 3년 동안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출연을 고사해 왔는데 어느 날 그 사람의 이름을 듣는데 아무렇지 않더라. 이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때가 온 건가 싶었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사랑에 대한 용기가 없었어요. 제 나이 또래의 여자들이 대부분 상처가 많잖아요. 설령 연애가 좋게 끝났다고 해도 이별 자체가 아름다운 건 아니니까요. 전 모든 이별은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짝’ 출연은 그래서 의미가 깊어요. 제게 다시 사랑할 용기를 줬어요. 좋은 사람들과 6박 7일 동안 함께 지내면서 상처가 꽤 많이 아물었어요.”
그런데 방송에 비쳐진 모습 중 일부 오해가 따랐다. 남자 2호와 식사 후 ‘더치페이’를 제안한 것이 논란이 된 것.
“남자 2호님과 한번 스쳤던 인연이었더라고요. 티티마로 활동할 당시 아는 언니의 연주회에 초대됐는데 그 자리에서 이 친구가 랩을 했다는 거예요. 이 친구도 ‘표현가’라는 걸 알고 ‘동족애’가 느껴졌어요. 그런 사람에게 어떻게 얻어먹어요. 게다가 처음 밥 먹는 자리에서 10만 원이나 하는 음식을 얻어먹는 건 말도 안 되죠.”
소이는 “단편적인 부분들만 비쳐지는 게 속상하다”며 “6박 7일 동안의 긴 시간 중 겨우 2시간 분량의 방송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또한 내 모습이니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실제 연애 상황에서도 데이트 비용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함께 한 시간의 비용을 기꺼이 나눠 지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일 남자 2호와 또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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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염은영 인턴기자/사진=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