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 영상보다 긴장감이 가득하고 스릴이 넘친다. 줄 하나를 의지해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수십 명의 적 닌자들과 검술까지 펼치다니 장관이다. 영화 ‘지.아이.조.2’(감독 존추)에서 꼽을 만한 명장면 중 하나다.
두 사람이 목숨을 걸고 위험천만한 곡예와 전투를 벌인 이유는 코브라 군단의 음모를 알고 있는 스톰 쉐도우(이병헌)를 데려오기 위한 것이다. 앞서 스톰 쉐도우는 감옥에 갇힌 코브라 사령관(페런 테이어)을 구하다 다쳐 험난한 산 중턱 은밀한 곳에서 치료를 받던 상황이었다.
스네이크 아이즈는 징스와 함께 스톰 쉐도우를 보쌈(?)해 가다 적들과 대치한다. 위험천만해 보이는 산 중턱에서 벌어지는 스톰 쉐도우 쟁탈전은 관심을 집중시킨다.
한국 관객이라면 관심이 있을 배우 이병헌도 멋지다. 조각 같은 몸매를 과시하고, 표창과 칼을 이용한 액션도 흠잡을 데가 없다. 숙적 스네이크 아이즈와의 대결은 물론이고, 코브라 사령관을 구할 때에도 매력은 폭발한다. 또 코브라 군단과 손잡을 수밖에 없던 그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지.아이.조’ 군단과 손을 잡는 모습도 꽤 멋지다. 나름 설득력도 있다.
‘지.아이.조.2’는 킬링타임용 액션영화로 손색없다.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총격신과 달려가는 오토바이가 분해돼 폭탄이 돼 문을 부수는 신, 무당벌레 같은 기계를 무기로 이용한 폭파 신 등 참신한 설정과 소재도 눈에 띈다.
화려한 전투신에 볼거리로 가득하고 친근감도 생긴다. 하지만 디테일에는 아쉬움이 있다. 미국 대통령으로 얼굴을 가장한 잘탄이 파키스탄, 이란, 북한 등의 국가 정상들과 회담을 할 때 이들을 분노하게 해 핵폭탄을 누르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한글로 버젓이 ‘권력’과 ‘실행’이라고 적혀있다. 동양인 배우는 실행이라는 버튼을 누른다. 실행이라는 버튼만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권력’이라는 버튼이 눈에 안 들어올 리가 없다.
전원을 공급하는 영어 단어 ‘파워’(power)를 한글로 옮긴 것 같다. 옥에 티라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코브라 군단이 충격적인 신무기를 이용해 영국 런던이 잿더미가 되는 상황인데 장난 같이 느껴져 아쉬움이 크다.
한국 영화와 배우, 감독들이 할리우드에서 많이 활동하는 등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실수가 있는 건 낯부끄럽다. 특히 ‘지.아이.조.2’는 3년간 기획을 하고, 3D로까지 만들어지며 시간이 있었을 텐데 이걸 지적하는 이가 없다는 것에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한편 ‘지.아이.조.2’는 적의 급습을 받은 ‘지.아이.조’는 로브블럭(드웨인 존슨), 레이디 제이(애드리앤 팰리키), 플린트(DJ.코트로나) 요원만 살아남는다. 이 과정에서 지휘관 듀크(채닝 테이텀)도 목숨을 잃는다. 이들은 배후에 코브라 군단이 있음을 감지하고 퇴역 군인 조 콜튼(브루스 윌리스)과 스네이크 아이즈, 징스와 함께 임무를 수행해 나간다. 미국 대통령으로 위장해 백악관까지 점령한 코브라 군단을 퇴치할 수 있을까? 110분. 28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