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이하 뒷담화)는 출연진만 보면 화려한데, 참 모호한 작품이다. 실험적인 색깔이 짙은 영화는 편한 길을 놔두고 일부러 어려운 길을 택했다.
카메라 뒤편을 초점으로 프레임 안을 들여다보는 시도다. 관객이 프레임 안을 집중하려고 하는데, 영화는 또 카메라 뒤의 일을 담는다. 특히 감독이 촬영 현장에 오지 않고 원격화상을 통해 영화를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현실로 옮긴다니,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설정에 모두가 ‘멘붕’이다.
스마트폰 광고를 위한 단편영화 연출의뢰를 받은 이재용 감독은 ‘뒷담화’ 촬영 현장을 노트북과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해 진두지휘한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다. 그러나 진두지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현장은 난잡하다. 배우들은 우왕좌왕하고, 스태프들도 뒤엉킨 것 같은 느낌이다.
이 감독의 기발한 생각에 모인 윤여정, 박희순, 이하늬 등이 자리에 모여 미심쩍어하면서도 각각 감독과 조감독, 스크립터 등으로 배역을 맡아 영화 안의 영화를 만든다.
![]() |
그러나 호기심 자극은 순간일 뿐이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동안의 일이 흥미롭지는 않다. 감독이 미국이 아닌 한국에 있었다는 소문이 돌자 촬영장 분위기는 나빠진다. 날이 설대로 선 배우들과 감독의 모습. 서서히 무너지던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확실히 없어지는 지점이다. 영화 속 배우들은 재미있어 하는 것 같은데, 영화 밖 관객들은 그렇지 못할 것 같다.
이 영화의 함정은 이 이야기를 관객이 관심 있게 볼 것이냐는 점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는 신선한 시도인 건 맞다. 이재용 감독의 도전의식과 참신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낼 수는 있다. 85분. 12세 관람가. 28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