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은 최근 발표한 정규 1집 앨범에서 데뷔 후 처음 발라드가 아닌 발랄한 미디엄 템포곡 ‘1440’으로 활동했다. 장르적 특성상 댄서들과 무대에서 귀여운 율동까지 시도했다. 댄스가수로 변신이다.
“사실 어색하고 힘들다. 춤을 춰본 적이 없으니 부담이 크고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 자체는 재미있다. 늘 혼자 다니다가 댄서들, 안무선생님과 함께 움직이니 덜 외로운 것도 사실이다.”
허둥댄스라고 이름 붙은 무대는 허각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하지만 이번 ‘1440’이 허각이 정말 잘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스스로도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 강조한다.
“첫 정규에 대한 부담이 분명 컸다. 장르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고, 남남 듀엣, 랩 피처링 같은 기존에 해보지 않은 시도들도 충실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직접 가사를 써 보는 것도 분명 하나의 큰 시도였다. 무엇보다도 무대에서 기존 발라드가 아니라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지게 됐다는 것이 제일 큰 성과다.”
직접 쓴 가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이 반짝였다. ‘사랑하고 싶어서’는 작곡가 범이낭이의 곡에 허각이 가사를 적은 노래다.
하지만 대개 가사까지 완성된 곡을 받아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감정이입을 하고 노래를 불러오던 것과 달리 자신의 경험을 통해 쓴 곡을 부르는 건 보컬리스트로서 전혀 다른 경험이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슈퍼스타K2’에서 우승하면서 ‘이것 보다 더 큰 운이 나에게 올까’ ‘내 운을 내가 여기서 다 써버린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또 운 좋게 발표하는 노래들이 사랑을 많이 받고,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고, 최규성, 범이낭이 같이 음악적으로도 내게 큰 도움을 주는 분들이 늘 함께 있어주는 것은 정말 기적적인 행운의 연속이다. 그래서 늘 불안하다. 이 운이 언제 끝날지.”
음악 얘기, 활동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전하던 허각이 “사실 인간 허각은 요즘 생활이 딱히 신나지는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담배도 끊고 술도 끊으면서 생활에 소소한 재미를 크게 잃었다. 그동안 너무 막 살았던 가 보다. 건강이 많이 안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 이상 부모님, 가족, 친구들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서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고 살고 있다. 어딘가 여행을 가고 싶기도 하고 뭔가 취미생활 같은 걸 찾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한다. 더 행복하게 사는 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음악이나 무대는 당연히 기본이고, 내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좀 더 집중해서 찾고 싶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