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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황과 무관하게 논란이 된 것은 씨엔블루가 방송에 출연했던 영상들이 DVD로 제작돼 일본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씨엔블루 측은 “일본 DVD 발매 건에 대해서는 FNC에서 발매를 동의한 바 없고 따라서 DVD 판매와 관련 수익을 정산 받은 바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엠넷 측은 "소속사(아티스트)와 사전 협의를 거쳐 판권을 판매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양사의 입장차이가 가장 선명한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음악방송의 경우 해외 지사나 방송사나 방송 송출권을 양도 및 판매가 가능하지만 2차 적으로 DVD 등의 새로운 저작물을 제작 판매할 권리까지는 가지고 있지 않다. 이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의 초상권과 음원에 대한 권리 일체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DVD 제작 판매에 대해서는 소속사와 DVD 제작사, 방송사 간에 제작방식과 판매 및 수익 분배 조항 등을 포함해 계약을 새롭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두번째 쟁점은 당시 무대를 만든 주체가 누구냐는 것. 해당 영상은 월드컵 특집으로 방송된 ‘엠카운트다운’을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무대였다. 씨엔블루 측은 “‘엠카운트다운’ 제작진이 방송 당일 크라잉넛의 노래 '필살 오프사이드(Offside)'를 불러줄 것을 요구했고, 무대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없다고 하자 가창까지 포함된 AR을 직접 제공해줬다”고 밝혔다.
크라잉넛 측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직접 녹음하고 발표한 음원이 허락없이 무대에서 다른 밴드의 공연에 사용되는 것도 모자라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저작권 침해로 마땅히 법적인 보호와 피해보상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크라잉넛 측은 "방송사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한 책임, 씨엔블루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무대에 오른 책임이 있다. 각각 일정 부분 잘못이 있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밝히기만 하면 된다"며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크라잉넛 측은 소송 준비 과정에서 엠넷으로 부터 판권을 구입한 DVD 제작사 측과는 합의를 한 상태다.
이에대해 엠넷 측은 "누가 AR을 준비했느냐, 어떤 무대를 어떤 방식으로 요구했느냐의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한 사실로 부터 엠넷의 책임과 과실이 있음을 인정한다"며 "이번 문제에 대해 씨엔블루와 크라잉넛 측이 서로 오해가 없도록 책임지고 중재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법적인 문제와 별개로 콘텐츠 제작 주체의 양심과 책임감 문제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엠넷이 방송 판권을 소속사와 동의를 거쳐 적합한 방법으로 DVD 제작사에 판매했다고 해도 퀄리티에 하자가 있는 콘텐츠를 검수없이 해외에 유통되는 DVD 제작사에 판매했다는 것은 이번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