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SBS ‘정글의 법칙’ 제작진(연출 이지원·유윤재·정준기)은 13일 오전 ‘정글의 법칙’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시베리아 편을 연출한 정준기 PD는 “시청에게 좀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장면을 선물하기 위해 있는 사실을 더 포장하기도 했고 일부 상황을 진실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연출, 가공을 했다”며 일부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절대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둔갑시키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 ‘병만족’은 오지의 열악한 환경과 가혹한 조건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정말 진심을 담아 촬영에 임해왔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정 PD는 이어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으로서, 최악의 조건에서 제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리얼리티는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리얼리티일 수밖에 없다는 점 이해를 구한다”면서 “충분한 제작 의도와 방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지 않은 연출진의 과오다. 앞으로 시청자들께서 지적해주신 점들을 잘 수용하고, 겸손하고 솔직한 자세로 제작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거듭된 해명과 사과에도 불구,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글의 법칙’이 그동안 ‘리얼’을 표방하지만 결코 ‘리얼’일 수 없는 여타의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예능으로 여겨진만큼 시청자들이 느끼는 ‘배신감’도 배가 된 것.
제작진의 해명에 대한 대부분의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렇다. “모두 투어상품이었다니…솔직히 좀 충격” “속여서 나온 시청률로 번 돈, 사회에 환원해라” “연출은 어느 프로그램이나 있다. 문제는 도를 넘었다는 것. 과장이상의 거짓말을 했다는데 있다. 두 살짜리 딸 있는 페드로가 결혼식을 하지 않나, 관광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순수함을 간직한 원시부족으로 묘사한 것 등 한마디로 시청자들을 기만한 것”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을 두고자 했던 리얼이 알고 보니 제작진의 세치 혀끝에서 만들어진 거짓 속임수였다니” “출연자들이 고생한 것만 억울한가? 노동의 대가를 받고 한 일이니 할 말 없을 것. 하지만 속은 채 박수친 시청자들은 더 열받는다”
한 지상파 예능국 관계자는 “반응이 어찌됐건 결국 프로그램의 존폐는 시청률에 달렸다”면서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 ‘정글의 법칙’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면 논란은 자연스럽게 가라앉을 것이다. 오히려 이전보다 발전된 콘텐츠와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논란과 함께 시청률이 곤두박질 쳐 그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폐지’ 수순을 밟게 되지 않겠나”며 조심스럽게 견해를 전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단편적인 대처가 아닌 출연진들의 땀과 열정이 최대한 왜곡된 시선으로 외면받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 지상파 출신 예능국 피디는 “방송의 재미를 위해 상황의 과장된 연출은 분명 있을 수 있다. 다만 명확한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면서 “만들어진 상황이든, 그게 각본 없는 진짜 현실이었든 그 환경아래 대처하는 출연자들의 리액션, 노력 등은 진심일 텐데. 욕심이 과해 알맹이까지 타격을 입게 됐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피디는 “‘리얼’과 ‘리얼리티’는 엄연히 다르다. 적절한 수준을 찾아 방송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조화롭게 담는 것이 제작진의 몫”이라며 “감동과 재미를 배로 만들 순 있지만, 극대화를 위한 장치가 너무 과하게 표출됐을 땐 오히려 진정성에 타격을 입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더이상 출연진의 노력에 기대 자신들의 과욕을 합리화시켜선 안된다. 오히려 제작진을 믿고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한 출연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명확히 인정하고 진정 차별화된 감동과 재미를 주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갈 때다. 시청자가 원하는 감동은 과장으로 포장된 것이 아닌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움 속에서 빛을 발휘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