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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흥행하고 있는 ‘7번방의 선물’을 짚어 볼 만하다. ‘7번방의 선물’은 개봉 1주일째되는 날 200만 관객(29일 영진위 기준)의 고지를 넘었다. 솔직히 이 영화는 ‘멀티 캐스팅’이라고 꼽을 수 있는 스타 배우들의 조합은 아니었다. 류승룡, 오달수, 김정태, 박원상, 정만식 등이 이 영화의 주인공. 스타 배우라기보다는 연기를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들이라는 표현이 맞을 거다.
정만식은 최근 인터뷰에서 함께한 배우들의 조합에 대해 “조연 어벤져스”라는 표현을 썼다. ‘어벤져스’는 아이언맨부터 토르, 헐크 등 최고 영웅들이 뭉쳐 당면한 위기를 헤쳐나가는 할리우드 작품이다. 정만식의 말을 듣고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는 표현이 있을까 할 정도다.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갈고 닦은 류승룡과 박원상, 정만식, 김기천 등이라는 ‘드림 캐스팅’이었다.
‘7번방의 선물’은 스펙타클한 영상이나 긴장감을 유발해 손에 땀을 쥐게 하진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반전도 전혀 없다시피 하다. 그 때문에 너무나 빤한 휴먼 드라마라고 지레짐작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영화가 전하는 감정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딸바보 용구(류승룡)와 죄를 지은 흉악범이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죄수들이 용구의 딸을 감옥으로 데려오는 미션이 별거 아닐 것 같은데, 관객을 울리고 웃긴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함정이다. 영화는 아빠를 잃었지만, 어른이 돼 결국 웃을 수 있는 예승(박신혜)을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냈다.
아들과 딸 등 자식을 가진 부모도 울고, 내리사랑을 받은 자식들은 부모 생각에 눈물이 흐른다. 저질 코미디도 없고, 억지 감정 코드도 없다. 각각 한 보따리씩 웃음과 눈물을 풀어놓은 것 같다.
‘베를린’과 ‘남쪽으로 튀어’ 등 기대작들이 속속 개봉할 예정이지만 당분한 ‘7번방의 선물’은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