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알아보는 이들이 꽤 많아졌고, 선물까지도 건넨단다. 박시후가 27일 마지막 방송을 한 영화관에서 팬들과 함께 봤을 때, 최성준도 동행했다. 그가 오는지도 몰랐을 텐데 한 팬이 그에게 선물과 편지를 줬다. 최성준은 “무척 기분이 좋았다”며 “나중에도 계속해서 생각이 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이날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웃었다.
박시후의 팬들은 마지막 방송이 끝난 뒤 극 중 삽입곡인 백아연의 ‘키다리 아저씨’를 불러줬다. 박시후는 그 모습을 보고 감동해 울컥했고, 최성준은 그 광경을 지켜보며 많은 걸 느꼈다.
“팬들에게 사랑받는 게 부럽지 않으냐고요? 그것보다 그런 광경 자체가 너무 멋졌어요. 예전부터 좋아하던 시후 형이었는데 같이 작품을 하고 보니 연기자로서 배울 점도 많았고, 롤모델이 돼 버렸죠. 이전에는 그냥 친한 형(두 사람은 같은 소속사다)에 가까웠는데 말이죠.”(웃음)
후반부에 박시후와 문근영이 호흡을 맞추는 신이 많아 자연스레 문 비서와 차승조가 붙는 신이 줄어 아쉽긴 하지만, 자신과 연기 호흡을 맞춰 준 박시후가 너무 편하게 대해주니 즐겁고 재미있었다고 기억했다.
“시후 형을 보고 ‘아, 이래서 프로구나!’하고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마지막 회는 이틀 만에 찍었다니까요? 대사 외우는 것도, 상황에 몰입하는 것도 대단해요. 초반에 귀여운 짓 하는 것도 쑥스럽지 않으냐고 했더니 너무 준비를 잘해 와서 완벽히 적응을 했더라고요. 전 초반에 우왕좌왕했는데 말이죠. 솔직히 시후 형이 말이 없는 편인데, 이 캐릭터 때문에 현실에서도 약간 변한 것 같아요. 캐릭터가 제대로 잡혀있던 거죠.”(웃음)
최성준은 “그래도 마무리를 좋게 풀어나가는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젊은 세대나 기성세대가 생각할 것들을 잘 꼬집어 표현하신 것도 의미가 큰 것 같다”고 감탄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을 테지만, 사실 그는 지난 2004년 한 건강 드링크 음료 ‘첫 출근 편’을 찍으며 얼굴을 알렸다. 길거리 캐스팅된 그는 이 CF를 통해 다른 작품에도 섭외됐다. 2004년 옴니버스 영화 ‘이공’의 ‘편의점 2시’라는 작품과 베스트 극장 ‘인질’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학업을 끝내는 게 먼저였던 그는 학교(서울대 체육교육학과)로 돌아갔다.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여러 가지 고민을 한 뒤 다시 돌아왔다. 대학원도 생각해봤고, 대기업 입사도 생각해 보는 등 먼 길을 돌아왔지만 연기가 적합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그 시간에 성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웃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는 그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으니 행복할 것 같더라”고 회상했다.
“시후 형도 이번에 캐릭터를 정말 제대로 잘 표현해서 사랑 많이 받았잖아요. 형이 또 얼마 전 개봉한 영화가 스크린 데뷔였는데 드라마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대요. 옴니버스를 해본 적은 있지만 기회가 있다면 영화든 드라마든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싶어요. 시후 형처럼 자기 색깔을 찾아가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시후 형이 롤모델이 된 것 같아요.”(웃음)
최성준은 “‘청담동 앨리스’에는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좋았다”며 “몇 작품 하지 않았지만 꼽으라고 하면 평생 꼬집을만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또 “어서 빨리 다른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