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자신의 존재를 철저하게 숨기고 활동하다 국제적인 음모에 휘말리는 북한 비밀 첩보원 표종성의 이야기가 영화 '베를린'의 중심. 영화는 유독 하정우에 시선이 쏠립니다. 달리는 차에 몸을 내던지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건 기본 돌에 찍히고 유리창을 넘어 고꾸라진다. 이런 '베를린'에서 하마터면 '하대세' 하정우를 볼 수 없을 뻔했다고 전하는 류승완 감독
“'베를린'이 촬영에 들어가기 전 하정우씨에게 미국영화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것 때문에 서로의 일정을 조율했고, 또 한 번의 위기가 오는 줄 알았습니다.”
류감독은 영화 '베를린'을 시작하기 몇 년 전 배우 류승범과 함께 하정우와 의기투합해 작품을 진행하려 했지만 각자의 스케줄 때문에 2개 프로젝트가 불발된 바 있습니다.
“하정우씨가 '늦게 정리해서 죄송합니다. 이제 우리 달리죠!'라고 하는데 정말 고마웠죠.”
그는 “하정우라는 배우 자체가 가진 이미지와 상승세의 기운이 우리 영화에도 전해지더라”며 “카메라를 어떻게 찍어도 하정우씨는 꽉 채우는 맛이 있다. 어렵게 연기하는 것도 아닌데 표현도 풍부하게 잘 전해지더라”고 웃었습니다. 물론 표종성과 조화를 이룬 정진수(한석규), 동명수(류승범), 련정희(전지현) 등 출연진 모두에게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베를린'은 류승완 감독이 2010년부터 인물과 직업, 환경을 보완해 나가며 시나리오를 완성했습니다. 북한 첩보원에 대한 자료를 쉽게 접할 순 없을 테니 그 과정이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고 하니 그보다는 캐스팅 이후가 가장 힘들고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처음에 '이 영화는 이렇게, 이렇게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완고가 나왔을 때부터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한석규, 하정우 등 배우들이 캐스팅됐을 때는 좋았죠. 하지만 이후부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들의 앙상블을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등등. 별의별 근심과 걱정을 다했어요.”(웃음)
특히 배우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했지만 유독 뛰고 구르는 게 많았던 하정우는 몇 차례 탈진했고, 전지현은 총격신 중 타이밍이 안 맞아 파편이 얼굴에 튀기도 했습니다. 류 감독은 “힘들고 위험했지만, 다행히 아주 큰 부상은 없었다”며 안도했습니다.
류 감독은 영화 개봉을 일주일 앞둔 지금 “만족스러운 장면이 하나도 없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눈에 걸리는데 시간이 조금만 더 있다면 좋겠어요. 작은 것부터 큰 실수까지 저를 괴롭히네요. 그런데 영화 홍보하러 인터뷰하는 건데 이렇게 얘기하면 좀 그렇겠죠?”(웃음)
약간의 아쉬움을 내비친 류 감독이지만 자신감도
[사진=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