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영화계가 뜨겁다.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신작을 들고 대거 복귀한다.
한국영화는 지난해부터 한국관객의 마음을 제대로 흔들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도둑들’(감독 최동훈)과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의 바통을 이어, ‘타워’가 관객의 관심을 받았다. ‘7광구’로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줬던 김지훈 감독의 ‘타워’는 500만 관객을 돌파, 현재도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수건달’(감독 조진규)과 함께 순위권에 올라 있다.
그 뒤를 이어 류승완 감독이 ‘부당거래’ 이후 3년 만에 초대형 프로젝트 ‘베를린’을 선보인다. 31일 개봉 예정인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의 앙상블이 관객들의 심장을 정조준 한다.
할리우드 데뷔작을 찍은 감독들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김지운 감독이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호흡을 맞춘 ‘라스트 스탠드’가 미국에서 18일(현지시각) 개봉했다. 헬기보다 빠른 튜닝 슈퍼카를 타고 멕시코 국경을 향해 질주하는 마약왕과 아무도 막지 못한 그를 막아내야 하는 작은 국경 마을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생애 최악의 혈투를 다룬 영화는 첫째 주말 10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으나 관람 관객 출구조사에서 꽤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다. 2월21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 됐다. 할리우드 리포터가 “‘올드보이’의 팬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고, 박찬욱을 모르더라도 이 장르의 팬들은 충분히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남편을 잃은 미스터리한 여인 이블린 스토커(니콜 키드먼)와 그녀의 딸(미아 와시코브스카)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찰리 삼촌(매튜 굿)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다. 2월28일 개봉한다.
봉준호 감독 역시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를 곧 내놓는다. 냉전 시대 갑작스러운 기온 강하로 혹독한 추위가 닥친 지구를 배경으로 난방과 식량자급이 가능한 설국열차만이 유일한 생존차가 된다는 설정의 프랑스 동명 SF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송강호를 비롯해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슨, 틸다 스윈튼 등 국내외 배우들이 봉 감독의 스타일을 몸으로 표현한다.
‘오! 브라더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 연출 작품마다 히트를 시킨 김용화 감독은 고릴라 링링의 야구 생화를 담은 3D영화 ‘미스터고’를 내놓고, 미국 메이저 영화사인 이십세기 폭스사가 100% 투자한 첫 한국영화 ‘런닝맨’(감독 조동오)도 올해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이 감독은 “가장 가슴 아픈 소재로 가장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불행과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 시작되는 휴먼 드라마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극은 아니지만 이 감독 특유의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배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신세계’(감독 박훈정), ‘관상’(〃한재림), ‘전설의 주먹’(〃강우석), ‘화이’(〃장준환), ‘동창생’(〃박홍수), ‘배우는 배우다’(〃신연식), ‘은밀하게 위대하게’(〃장철수), ‘군도’(〃윤종빈), ‘조선미녀 삼총사’(〃박제현) 등 눈길을 끄는 수많은 작품들이 올해 개봉할 예정이라 상상 만으로도 관객을 즐겁게 만든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