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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재중, 인피니트H 등 아이돌들의 장르음악에 대한 도전이 대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아이돌 가수들의 기본기가 향상됐다는 점 뿐 아니라 전략적 방향이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JYJ 김재중의 경우 데뷔 10년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록이라는 장르를 선택했다. 선 공개곡 ‘원 키스’(One Kiss), 타이틀곡 ‘마인’(Mine) 등에서 보여주는 김재중의 사운드는 지난 10년 동안 동방신기와 JYJ를 통해 보여준 것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물이었지만 그 자체의 록 마니아들에게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완성도를 보여줬다.
김재중은 앨범 제작 단계에서 시나위의 김바다에게 보컬 디렉팅 및 작곡을 의뢰했고, 김바다는 김재중이 가진 기존 아이돌 가수로서의 노래 부르는 습관부터 철저하게 고쳐 나갔다.김재중은 김바다 뿐 아니라 현재 홍대 밴드신에서 가장 젊고 세련된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 칵스(Koxx)의 숀(Shun)을 작곡 및 편곡자로 섭외하고 피아의 기타리스트 헐랭과 시나위 출신 베이시스트 김정욱까지 섭외했다.
인피니트 유닛 인피니트H(호야 동우) 역시 힙합 장르를 전면에 내세우며 힙합계 천재 프로듀서로 불리는 프라이머리를 프로듀서로 섭외했다. 프라이머리 뿐 아니라 자이언티, 빈지노, 범키 등 젊은 힙합 뮤지션들을 대거 섭외했다. 인피니트H의 앨범 ‘플라이 하이’(Fly high)는 힙합 팬들이 들어도 손색없는 완성도로 작업이 마무리 됐다. 같은 팀의 성규 역시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모던록이라는 장르에 도전했다. 성규는 같은 소속사 넬의 도움을 받으며 비교적 훌륭한 사운드의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다.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이승기 역시 홍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젊은 뮤지션 에피톤 프로젝트에게 미니앨범 ‘숲’의 전곡을 맡겼다. 그동안 ‘내 여자라니깐’ ‘연애시대’ 같은 지극히 가요스러운 노래를 불러온 이승기가 에피톤 프로젝트를 만나 보다 고급스러운 색채로 필모그래피를 채운 것. 이 앨범 수록곡 ‘되돌리다’는 공개되자마자 차트에서 장기집권 하며 예능과 드라마로 다소 평가 절하됐던 이승기의 ‘가수’로서의 존재감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줬다.
이 같은 변화는 무엇보다도 대중들의 듣는 귀가 예전에 비해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고 직접 무대에 서는 아이돌 가수들 역시 과거에 비해 장르적 이해가 높아져 이에 걸맞는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시도가 유의미한 것은 우리 대중음악에 장르적 스펙트럼이 넓어지게 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는 환경이야 말로 또 다른 새로운 음악이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이 되고 그 결과는 다시 대중들에게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