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환. 스타성뿐 아니라 연기력도 검증된 걸출한 배우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두 번의 전속계약 문제로 잡음이 있었다. ‘돈의 화신’ 합류 과정도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현재 강지환과 법적 분쟁 중인 전 소속사 에스플러스엔터테인먼트의 입장과 달리, 강지환 그리고 SBS는 ‘돈의 화신’ 출연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강지환의 캐스팅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진 SBS는 제작발표회 전, 이례적으로 간담회를 전격 개최했다.
17일 오후 서울 서교동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난 강지환은 최근 불거진 전 소속사와의 소송 문제를 비롯해 ‘돈의 화신’을 통해 컴백하게 된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강지환은 “작년 한 해 소속사 문제가 불거졌었고, 그 이후 올해 ‘돈의 화신’에 출연하게 됐다. ‘돈의 화신’에 힘들게 합류하게 됐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합류하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제로 출연을 확정지은 것은 올 초의 일이지만 강지환의 ‘돈의 화신’ 캐스팅 소식은 일찌감치 업계에 돌았던 소문이었다. 하지만 캐스팅 확정 소식에 앞서 대중이 접한 뉴스는 전 소속사와의 분쟁 소식이었다.
이에 대해 강지환은 허심탄회한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해 9월 말 경 ‘돈의 화신’ 시놉시스와 대본을 받았고,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출연을 희망했으나 소속사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출연을 반 포기하 상태였다는 것.
시간이 흘러 해가 바뀌었다. (에스플러스는 다른 입장이지만) 강지환과 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이 만료된 것이다. 강지환은 “그러던 중 1월1일 제작사 대표님으로부터 대리인(법무법인 화우)을 통해 내 출연 의지를 확인하셨다. 이전에는 전속계약에 위배되기 때문에 함구하고 있었고, 이후 다시 연락이 와 내 의지를 말씀드리고 빠른 시일 내에 미팅을 통해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지환이 ‘돈의 화신’에 출연하게 된 데는 SBS의 의지도 컸다. 이날 동석한 SBS 관계자는 “당시 강지환 씨가 소속사 측에 연출자를 만나고 싶다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중간에서 연결이 안 됐더라”며 “SBS는 강지환이 연출자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도 몰랐고, 강지환 씨는 의사를 표했으나 그게 누락됐다거나 하는 상황이었다. 계약이 만료된 시점 이후 SBS 관계자와 처음 접촉을 했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이 ‘돈의 화신’ 출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SBS 관계자는 “담당 EP 입장은, 법적 검토를 이미 마친 상황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가능성은 1% 미만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캐스팅 역시 강지환만한 적임자가 없다. SBS 입장에서도 위험성을 감수하는 입장은 전혀 아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전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강지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의 오주연 변호사는 “작년 9월경부터 SBS나 제작사에서 에스플러스를 통해 지환 씨에게 ‘돈의 화신’ 출연 요청이나 확답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는데, 구체적으로 계약까지 진행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해가 바뀌고 전속계약이 끝나면서 작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돈의 화신’ 타이틀 촬영을 마친 강지환은 현재 초반 촬영을 위해 준비 중이다. 극중 비리 검사 이차돈 역을 맡은 강지환은 “그간 출연했던 작품이 대부분 로맨틱코미디였다. 감정 표현에 있어서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정극을 원했는데 작가, 감독님도 좋았고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지환은 “시끄러웠음에도 불구하고 SBS나 작가, 스태프 분들이 끝까지 믿어주셨다는 것 자체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개인적인 일이 작품으로 연관돼 작품에 해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떨어진 신뢰는 연기로 회복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촬영에 열심히 임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돈의 화신’은 사채업자의 딸과 돈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검사를 주인공으로 로비와 리베이트, 커넥션, 비리로 얽힌 대한민국의 세태를 날카로운 해학과 풍자로 그려낼 드라마로,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등을 히트시킨 장영철·정경순 작가와 유인식 PD 등이 다시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청담동 앨리스’ 후속으로 오는 2월 방송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