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2년을 록 한우물만 팠다. 12년을 한 우물을 파니 나오고 싶어도 못나오는 상황이 된 것 같다”며 “사실 물은 한방울 밖에 발견하지 못했다. ‘종이비행기’라는 노래를 발표했을 때 한 안티가 ‘이건 들어줄만 한데’라는 글을 올린 것 나에게는 소중했던 한방울이었다. 하지만 그 동안 너무 지쳤던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록 부분 상을 받았고 여기까지면 됐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곡을 쓰는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다. 계속 싸우다가 문득 난 누구랑 싸웠던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문희준은 자신을 둘러싼 편견들에 대해 해명했다. 특히 작사, 작곡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자존심에 대해서 강조했다.
“내가 HOT 5집 앨범 타이틀을 썼고 지금까지 15년간 곡을 계속 써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내가 곡을 쓰는지 잘 모른다”며 “작사 작곡 편곡을 뿐 아니라 시퀀싱도 직접한다. 이를 위해 엔지니어링 공부도 열심히 했다. ‘아웃사이드 캐슬’을 쓸 때는 현악기 편곡을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 베이스 편곡을 직접 입으로 소리 내면서 하나씩 쓴 거다.”
‘HOT 시절 정상의 아이돌이었던 문희준이 록 음악을 하면서 바닥을 쳤다’는 세간의 시선도 극구 부인했다.
“난 이미지 적으로 안티가 많았을지 몰라도 행복하게 살았다. 행복하게 음악하고 살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지도 않았다. 당시에는 음반이 30만, 50만장씩 나갔고 공연을 해도 늘 매진이었다. 한회 공연에 순수익만 6억씩 발생했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그는 “댓글을 본 적이 없어서 편하게 살았다. 사실 악성 댓글 하나를 보면 1년 동안 마음이 힘들다”며 “팬들은 죽을 수 있는 내 운명을 살려줬던 사람이다. 눈을 감고 귀를 닫게 해줬다. 만약 그 악플을 내가 다 봤더라면 내 성격에 음악을 안했을지 모른다. 내가 그런 성격인 것을 안 팬들이 바리케이트를 쳐줬다”고 전했다.
새 앨범에서 일렉트로닉으로 장르를 전환 한 것에 대해 “록음악이 힘드니깐 다시 댄스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며 “그렇게 보기에는 12년은 좀 길지 않았나. 12년이라는 시간이 내 대답이다”며 “음악으로 사랑받고 싶고 편하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렉트로닉 음악도 2년 전부터 꽂혀서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것 뿐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문희준의 새 앨범 ‘문희준 비긴스’(MOON HEE JUN Begins)에는 덥스텝 장르의 ‘파이오니아’를 비롯해 일렉트로닉 댄스곡 ‘아임 낫 오케이’(I’m not OK) ‘블러드 브이’(Blood-V) 등 총 3곡이 실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