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 씨와의 특별 대담을 방송했다.
김현희 씨는 15일 방송된 ‘특집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 편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씨는 2003년 방송된 ‘PD수첩-16년간의 의혹, KAL기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 편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PD수첩’에 대해 “당시 제작진은 남편 없는 우리집을 습격했다”며 “그 때부터 지금까지 추방된 생활을 한지 만 십년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PD수첩’은 KAL기 사건 유족과 천주교 사제단을 중심으로 일어난 사건 진상에 대한 의혹을 다뤘다. 천주교 인권위원회와 정의구현사제단은 당시 ‘김현희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김현희 가짜설’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그는 “내가 가짜면 대한민국이 KAL 858기 폭파를 했고 대한민국이 테러국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테러를 한 당사자 북한은 누명을 쓰는 것이다. 진짜가 가짜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당시 제작진의 사과를 요청했다.
이밖에도 김씨는 북한에서 KAL기 폭파사건에 투입된 데 대해 “당시에는 혁명전사인 줄 알았지만 북한의 로봇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으며, “아이들이 KAL기 폭파사건을 모른다. 만약 이 방송을 본 뒤 알게 된다면 사실대로 털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송은 방송 하루 전날 긴급 편성됐으며, 내부 구성원들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채 비밀리에 편성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MBC 노조에 따르면 김철진 시사제작국장은 이번 특집대담 긴급 편성이 방송분화진흥회의 결의에 따른 후속조치라고 설명했는데, 지난해 9월 방문진이 MBC 측에 당시 방송에 대한 방송경위를 조사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후속 방송 격이라는 점에서 노조의 반발을 샀다.
한편 북한 공작원 출신인 김씨는 1987년 11월 29일 115명 탑승객 전원이 숨진 KAL 858기를 폭파 사건 주범으로 사건 직후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이후 1990년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