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독은 최근 신생 제작사와 계약을 마친 뒤, 본격적인 시나리오 작업 및 수정에 들어갔다. 아직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 투자배급사 중 한 곳도 이 감독과 함께하기로 결정, 조심스럽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복귀는 지난 2011년 1월 영화 ‘평양성’이 흥행에 실패, “이 영화가 흥행하지 못하면 상업영화에서 은퇴하겠다”는 이 감독의 공언을 뒤집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이 감독은 특히나 조심스러운 입장.
현재 영화계에서 그를 향한 기대치는 높은 상황이다.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돌아오는 만큼 그 명분도 확실해야 하고, 또 관객을 만족하게 할 영화일 것인지가 기대를 높인다. 대중이 그를 보는 시선도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니 복귀 선언은 정면 승부라 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연출 계약을 한 것은 맞지만, 아직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단계”라며 “어떠한 것도 세팅이 안 됐다. 꾸려가야 할 게 많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연출 복귀 의지는 강하다. 스마트폰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활동을 이어온 그는 영화제 개막작을 연출하는 등 창작 열정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았다. 스마트폰영화제,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등 소규모영화제에서 묵묵히 참여하며 대중과 소통,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그가 은퇴를 선언했을 때 영화 관계자들과 팬들은 안타까워했다. 하루빨리 그의 복귀를 바랐다. 이후 투자자와 제작자 등 영화인들은 돌아오라며 러브콜을 보냈으나 이 감독은 수차례 거절해왔다. 이번 결정이 단순한 심경 변화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감독은 머릿속에 구상하던 기존 작품 여러 편을 제치고 새로운 영화를 선택했다. ‘황산벌’ 시리즈 3편을 완성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다른 스타일의 영화에 도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석 개봉을 목표로 캐스팅을 마무리한 뒤 조만간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왕의 남자’(2005), ‘라디오 스타’(2006), ‘님은 먼 곳에’(2008),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2010) 등을 연출한 이 감독의 복귀기 때문에 영화팬들의 관심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할리우드에서 데뷔하는 박찬욱과 봉준호, 김지운 감독이 각각 ‘스토커’와 ‘설국열차’, ‘라스트스탠드’로 돌아온다. 또 류승완은 ‘베를린’, 장준환은 ‘화이’, 김용화는 ‘미스터고’, 윤종빈은 ‘군도’로 관객을 찾는 등 흥미 높은 감독들의 영화들이 속속 극장에 걸릴 예정이다.
은퇴를 선언한 이 감독의 복귀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가올지는 모르겠지만 관객으로서는 또 한 편의 기대작이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다양한 영화를 골라보는 맛이 쏠쏠할 전망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