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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성민은 자신의 자녀와 모친, 그리고 여자친구 A씨에게 짤막한 메시지를 남긴 후 A씨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왜 조성민은 유서를 남기지 않았을까. 세상과 이별하는 마지막 순간에 남기고 싶었던 말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충동적이거나 비계획적 자살의 경우 유서를 남기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한다. 억울하거나 무언가를 알리려는 자살이 아닌 경우에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
익명의 사회학과 교수는 “음주를 많이 한 상태에서 이성적 판단이 마비돼 감성적인 상태에서 자살로 이어진 것 같다”며 “그런 상황에서 유서를 작성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신을 향하던 악플로 인한 ‘트라우마’에서 유서 남기기를 꺼렸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서울대 곽금주 교수(심리학과)는 “故 최진실씨가 자살한 이후에 자신을 향한 갖가지 악플로 트라우마가 생겼을 것”이라며 “자신이 유서를 남겼을 때 또 다른 억측이나 악플이 생길 것을 두려워 해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만 간단히 메시지로 죽음을 암시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故 조성민의 메시지가 유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자신이 너무나 힘들다는 것을 단순히 암시한 메시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익명의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이 너무 힘드니 도와달라는 단순한 외침이었을 수도 있다”라며 “완벽히 그 때의 상황을 몰라 조심스럽지만, 주변인이 그 신호에 조금만 더 민감했으면 자살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최진실·최진영·조성민으로 이어진 일가족의 연쇄자살의 중심에는 ‘악플’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고려대 김윤태 교수(사회학과)는 “악플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져 결국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인터넷 사용자는 익명의 대중에 의해 사회적 타살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죽음준비교육원 이병찬 원장 또한 “악플은 자신의 부인을 잃은 상실 슬픔을 치유하지 못한 이에게 가혹했을 것”이라며 “이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故 조성민의 빈소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 오전 8시 30분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정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