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씬이 너무 많아서 처음엔 우는 게 힘들었어요. 눈물을 떨어뜨리는 것부터 오열하고, 친엄마 앞에서 못 간다고 하면서 울고, 기출 아저씨가 기자회견 하는 걸 보면서도 울고. 온갖 종류의 울음은 다 울어본 것 같아요.(웃음) 이젠 아무 설정도 없이 카메라 앞에서 우는 게 많이 편해졌고, 자신감도 생겼죠.”
이런 걸 두고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고 하나보다.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메이퀸’의 오뚝이 천해주로 지난 4개월은 보낸 배우 한지혜는 그렇게 매일 울고 또 울었습니다.
“살면서 울어본 적이 그렇게 많진 않아서 눈물 연기를 할 때 그 슬픔의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는데, 나중엔 수도꼭지처럼 울게 됐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계속 우는데 진이 빠지는 게 아니라 나중엔 희열이 느껴지더군요.”
국내 브라운관에 1년 반 만에 복귀한 그는 긴 공백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생활 9개월간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됐어요.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다는 거, 기분이 되게 좋더라고요. 아무래도 미래가 막연한 학생이 아닌,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심적으로도 여유와 자신감이 더 생긴 것 같고요.”
초반부터 경쟁 작을 누르고 치고 올라온 시청률도 부담으로 다가오기보다는 힘을 내게 된 계기가 됐다며 “워낙 아역들이 잘 해 줬잖아요. 인터넷 보니 부담되겠다는 글도 많이 보이던데(웃음), 그 땐 이상하게 배짱이 있었어요. 겁도 없었고 긴장도 전혀 안 됐던 게, 욕심 부리지 말고 내가 가진 것 안에서 정말 잘 해보자 다짐했죠.”
또 하나, ‘메이퀸’으로 분명히 달라진 점은 실질적인 타이틀롤로서 한지혜가 느낀 드라마 팀 안에서의 책임감. “어렸을 땐 잘 모르고 연기했었는데, 이번에는 어느 순간엔가 (연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긴 호흡을 통해 캐릭터에 흡수되는 과정을 완전히 알게 됐어요. 점점 몰입하게 됐고,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한지혜는 “예쁨만 받던 여배우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제작진과 많이 나눴다”며 “부족하다고 느끼셨을 지도 모르지만 현장을 이끌어가는 주인 같은 마음가짐으로 분위기를 다독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에게서는 10년 넘게 연기를 해 온 젊은 여배우의 남다른 ‘파이팅’이 돋보였습니다.
차기작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한지혜는 금방이라도 새 작품으로 돌아
결혼 3년차임에도 기혼의 느낌이 전혀 안 든다 묻자 한지혜는 “아이 낳기 전까진 아가씨 할래요”라며 까르르 웃었습니다.
[사진=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