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배신 기린’, ‘광바타’, ‘모함광수’ 등 다양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능력자’ 김종국을 향해 눈을 부라리고 열을 낸다. 김종국의 이름표를 떼기 위해 매번 노력하지만 당하기 일쑤라 웃음이 끊일 날이 없다.
예능 프로그램 속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는 엄연한 흥행 배우다. 지난해 4편의 작품에서 활약했다. 영화 ‘원더풀 라디오’와 ‘간기남’, ‘내 아내의 모든 것’,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맡았던 역할은 조연이고 조금은 코믹스러웠지만, 그는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 흥행을 견인하는 한 축을 담당했다.
9일 개봉하는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감독 김성훈)에서도 소소한 웃음을 준다. 허세 가득한 삼류 음악 감독 유일한(김래원)이 인생 역전을 노리고 참여한 대형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 확률 제로의 소년 영광(지대한)과 파트너가 되어 불가능한 꿈에 도전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에서 유일한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아동극 ‘우리들의 친구 썬더맨’의 주인공 ‘썬더맨’ 정일로 나온다.
팬들은 맡은 바 역할을 잘하고 웃음을 주니 이광수가 맡은 비슷한 이미지에도 여전히 그를 좋아한다. 그래도 몇 차례 비슷한 이미지로 소비가 되니, 본인은 우려가 될 법한데 전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이광수는 2일 서울 용산 동자동의 한 음식점에서 ‘마이 리틀 히어로’ 홍보 차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맡는 역할들이 편하고 좋다고 했다. 이제는 진지하고 멋진 역할을 할 욕심이 생기지 않느냐고 하니 “무리해서 갑자기 확 변하고 싶진 않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그런 역할이 들어오면 할 수는 있겠지만 ‘이거 하고 싶다’며 찾아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절친인 송중기가 드라마 ‘착한남자’에서 보여준 역할도 자신과는 당연히 맞지 않을 것 같다며 “만약 지금과는 다른 어떤 진지함을 보여야 한다면 중기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나오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짐작했다.
이광수는 연기를 향한 열망은 있지만, 특정 역할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은 무척이나 뿌듯해 했다. 특히 “연기대상 같은 시상식에 참석해 뿌듯했고 기분이 좋았다. 진짜 연기자라고 할 수 있는 기분이랄까”라며 지난 연말을 회상했다. 상은 받지 못했지만 아쉽지는 않다. “상을 받기 위해 연기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광수는 잘 알려진 대로 큰 키로 런어웨이를 성큼성큼 걷는 모델이었다. 동시에 아동극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허수아비를 맡아 1년 동안 공연한 적이 있는데, 신작 ‘마이 리틀 히어로’에서 충실히 웃음을 담당한 ‘썬더맨’과 이미지가 겹쳐 눈길을 끈다. 과거 생각도 살짝 났다고 하니 그의 과거 모습이 언뜻 보일지도 모르겠다.
2013년 새해에도 이광수는 바쁘게 한해를 보낼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작품 계획은 없다”지만 충무로에서 그를 향한 러브콜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초등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런닝맨’도 더 활발하게 참여할 계획이다. (‘런닝맨’ 덕분인지 이날 음식점에서는 이광수에게 사진 한번만 찍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추가로 이광수와 ‘런닝맨’, 유재석을 좋아하는 팬들이 궁금할 것 몇 가지. 현장은 스태프들에 의해 철저히 보안이 유지된단다. 시민들과 함께 하는 경우도 있지만 녹화 현장은 매니저들까지도 출입이 통제된다고 하는데 시청자들에게 더 큰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이광수는 “촬영 전까지 출연자가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여자 게스트들이 나올 때 멤버들이 환호하는 장면이 설정이 아니라고 하니 연기 잘한다고 오해하지 마시길! 한 번은 배우 김수로가 트위터에 ‘런닝맨’에 나간다고 글을 올려 제작진과 멤버들이 아쉬워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게스트들도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또 한 가지는 지난해 SBS연예대상 최고상의 주인공인 ‘유느님’ 유재석에 관한 것. 이광수의 표현을 빌자면 유재석은 “비이상적인 사람”이란다. “몸에 철저하게 배어 나오는 재석 형의 행동들은 정말 최고”라며 “아무리 내가 잘하려고 노력해도 절대 재석 형처럼 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잔소리가 조금 심하긴 하다”며 재치 넘치는 말도 덧붙여 웃음을 줬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