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는 12월31일 서태지닷컴에서 팬들을 상대로 한 ‘200문200답’에 자신의 생각들을 적었다. 1995년 60문60답에 이은 질의응답 코너는 지난해 서태지와아이들의 데뷔 20주변을 기념해 이뤄졌다.
그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게스트나 객석에서 관람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마음은 관람도 하고 게스트로 올라가서 나의 개그력을 보이고 싶기도 하다”며 “원래는 진짜 내 개그 살벌한데 한번도 발휘된 적이 없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태지는 다양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일일이 답했다. 그는 서태지로 살아온 삶에 대해 “서태지라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점이 너무 많아서 상대적으로 싫었던 기억은 거의 없다”며 “영원히 정현철로만 살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도 알았다. 지금은 딱히 두 개의 삶을 둘로 나누지 않고 융화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못다 이룬 꿈에 대해서는 “서태지로의 꿈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 할 명곡을 만들고 싶은 것이고, 정현철로의 꿈은 가족들과 평범하고 소소한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말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어릴 적 꿈인 RC(무선조종 모형장난감) 가게도 차려야 하고 엔젤 폭포도 가봐야 하고 장가도 가고 아이도 낳아야 한다. 우주도 가야하고 십전대보탕도 먹어봐야 하고… 이건 끝이 안 난다”고 말해 팬들을 웃음 짓게 했다.
이상형에 대해서는 “사실 외모 쪽으로는 딱히 정해진 이상형은 없는 것 같다. 내적으로는 남들과 다른 독특한 매력이 중요하고, 여성스럽고 착한 사람이 좋다”고 답했다. 앞서 그는 2011년 배우 이지아와의 결혼·이혼 사실이 밝혀져 팬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서태지는 또 가장 큰 고민을 묻는 질문에 “마음을 울리는 멋진 음악을 만들고 싶은 것”이라고 했고,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장점은 단순하게 생각한다. 단점은 생각하면 단순하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서태지를 영화화하겠다면 허락하겠냐는 물음에는 “내용이 좋다면 당연히 좋다”고 했다.
1년에 한 번씩 공연을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서태지는 “매년 하는 공연을 고민도 기획도 해보는데 결국 포기한다. 공연을 하려면 약 4~5개월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데 음반 작업 중에 한두 달 이상 공백이 생기면 그 뒤로 작업 연결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며 “공연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음악을 만드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 나의 과도한 작업량과 예민한 작업 스타일까지 한몫하니 그게 좀 원망스러울 뿐이다.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이외에도 다양한 질문에 답했으며, 다음 앨범 작업이 얼마나 완성됐는지를 묻자 ‘개그콘서트-거지의 품격’의 허경환의 유행어를 인용한 듯 “궁금해요~? 그럼 만원만~ㅎ”이라며 “사실 내가 제일 궁금하다. 때가 되면 알려줄 것”이라고 말해 팬들을 웃게 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