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의 연기는 이미 검증됐다. ‘솔약국집 아들들’, ‘이웃집 웬수’, ‘폼나게 살거야’ 등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올해 ‘추적자 The Chaser’의 손현주가 대상을 받은 것에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손현주는 안방극장에 안타까움과 동시에 진한 감동을 전했다. 17세 어린 딸의 교통사고의 진실을 파헤쳐 가는 형사 백홍석 캐릭터는 손현주 그 자체였다.
시청자들은 소시민 백홍석에 몰입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거대 권력에 대적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느꼈다.
손현주는 구랍 31일 서울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2 SBS 연기대상 최고상 수상 소감에서 “촬영하는 내내 우리 드라마에는 없는 게 많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아이돌이 없고 스타가 없다고. 그래서 죽기살기로 했다”며 “하지만 우리 드라마에는 박근형 선생님, 김상중 등이 있다.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손현주가 “우리 드라마가 관심이나 기대를 못 받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것처럼, 방송 초반 이 ‘추적자’를 향한 관심은 없었다. 시청자들도, 심지어 연예 관계자들도 방송이 전파를 타기 전에는 철저히 외면했던 드라마였다.
하지만 손현주를 비롯해 많은 출연진이 지난 여름 뛰고 또 뛰었다. 박근형·손현주·김상중 등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고, 또 맛깔스럽고 가슴을 요동치게 만드는 박경수 작가의 대사가 시청자들에게 꽂혔다. 뒤에서 드라마를 든든하게 떠받친 스태프들의 노력이 엄청났던 것도 당연하다.
시청자들이 인정한 10대 스타상 수상도 한 손현주는 “‘추적자’의 모든 배우들의 집에 번갈아 가며 트로피를 놓아주고 싶다”며 함께 고생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손현주가 연기를 잘했던 것은 당연하지만 혼자서 ‘추적자’의 흥행을 이끈 것은 아니다. 대립각을 세웠던 박근형과 김상중, 조력자로 역할을 톡톡히 한 강신일과 박효주, 복수를 다짐하게 한 아내와 딸 역할을 한 김도연과 이혜인 등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손현주는 대상 소감에서 “2013년도에는 이제 또 다른 드라마로 진정성을 가지고 천천히 깊숙하게 다가가겠다”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세상의 수많은 개미들과 이 상의 의미를 같이 하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제작진과 스태프, 작가에게 고마워하며 소박하게 말했다. “다 만나면 소주 한잔 하자”고. 소박한 ‘개미’ 손현주의 연기와 수상소감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