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백전은 뭐고 문자투표는 왜?
가장 먼저 전체 팀을 둘로 나눠 청백전 형태로 진행하는 고전적인 방식을 ‘가요대제전’의 전통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지만 누가 왜 청팀이고 백팀인지 조차 알 수 없는 진행에 무슨 경쟁인지도 모를 내용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다.
청팀과 백팀을 나누는 기준도 없다. 라이벌도 아니고 남녀로 성별차이도 나는 2NE1과 빅뱅이 왜 각각 청백팀으로 나눠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나 당위성도 찾기 어렵다. 승패를 결정하면 무슨 부상이 주어지는지도 알 수 없다. 경쟁 자체의 의미가 없는 것. 과거 MBC가 일본 NHK의 '홍백가합전'을 따라 만든 청백전 방식이 왜 여전히 고수돼야 하는 조차부터 재고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청백팀의 경쟁은 시청자들의 문자투표로 결정된다. 하지만 건당 100원이 드는 문자 투표의 수익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홈페이지에 조차도 설명이 되지 않았다. MC들이 문자투표를 종용하며 설명은 “선물을 많이 준다”는 것 뿐이다.
○ 소속사 식구끼리‥특별하지 않은 특별무대들
많은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전에 없던 조합들이 눈길을 끄는 것이 연말 가요제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날 콜라보 공연은 대부분 소속사 별로 묶였다. 오프닝을 연 샤이니와 에프엑스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고 이어 시크릿과 B.A.P는 TS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주니엘까지 함께한 무대는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합동공연이었고, 함께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를 불렀던 틴탑과 100%의 합동무대도 마찬가지. 2NE1-이하이와 빅뱅은 청백을 나눠 공연을 펼쳤는데 결국 빅뱅의 공연에서 두 팀이 함께 공연을 펼치며 에픽하이 까지 무대에 올라 YG 합동무대 형태로 마무리 됐다. 포미닛의 국악 콜라보레이션도 기실 ‘쇼!음악중심’에서 매주 보여주는 국악 콜라보레이션 방식에서 규모를 불렸을 뿐 전혀 색다른 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거창하게 소개된 올해로 데뷔 19년차 댄스가수 박진영은 연말 공연 탓인지 무대에 올라 ‘공기반 쉰소리반’의 민망한 무대를 보이고 떠났다.
○ 한파 속에서 임진각 공연 왜?
MBC는 2006년 ‘가요대제전’을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처음 공연한 이후 2007년부터 MBC 드림센터와 임진각 2원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MBC가 무대를 두 개 이상 설치하는 것은 무대 교체를 용이하기 위해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대형 이벤트인 만큼 무대 세팅에 시간이 필요한 것. 하지만 실제로 이는 사전 녹화 등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다. MBC가 임진각 평화누리에 무대를 설치하는 이유는 신년 타종행사 중계를 위해서다. 이 무대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참여하는 임진각 타종행사의 사전 이벤트 역할이 강한 것.
‘가요대제전’이 열린 날은 기록적인 한파를 기록했다. 임진각의 날씨는 영하 14도를 기록했고 제대로 노래를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 무대는 열악하기로 악명이 높아 대부분 신인급들이 희생양이 된다. 이날 역시도 에이핑크 걸스데이 빅스타 등의 신인급 가수들이 추위에 떨며 무대를 꾸며야 했다.
○ 싸이 팔아 과장 홍보?
이날 ‘가요대제전’은 싸이가 출연한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MC들 역시 "싸이가 방송 3사에서 독점으로 MBC기 때문에 출연한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실제로 싸이는 이날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 라스베가스에서 인터뷰 내용이 공개된 것. 하지만 인터뷰 내용은 신년 인사 외에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싸이로 부터 독점 제공 받았다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만명 규모의 플래시몹 영상이 조금 더 디테일하게 나왔을 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남, 하이디 클룸과 뮤직비디오 재현, 유럽 뮤직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MC해머 합동공연,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가족이 참석한 크리스마스 공연, 마돈나와 합동공연, 투데이이 쇼, 엘렌쇼 등 출연 영상 등은 기존 영상을 편집 한 것이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