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발매된 세븐의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YG엔터테인먼트 대표 가수 세븐이 1년만에 발표한 신곡이다. 특히 JYP 박진영의 곡으로 박진영이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하기도 했다. YG와 JYP의 만남 뿐 아니라 ‘댄스가수’ 세븐의 발라드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크게 화제가 된 작품이다.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2월 멜론차트에서 종합 3위, 엠넷차트에서도 3위에 머물렀으며 가온차트에서는 5위에 그쳤다. 당시 경쟁곡들이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OST 수록곡 린의 ‘시간을 거슬러’ 티아라의 ‘러비더비’ 다비치의 ‘생각날거야’ FT아일랜드의 ‘지독하게’ 등 이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세븐의 성적은 더 아쉬웠다.
2. 너무 오래 기다렸나? 미료의 첫 솔로 ‘더티’(Dirty)
허니패밀리 출신으로 걸그룹 최고의 랩퍼로 손꼽히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미료의 첫 앨범은 가인, 나르샤 등 같은 팀 멤버들의 솔로 앨범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까닭에 적잖은 기대를 모았다. 특히 실력파 래퍼 답게 전곡의 작사는 물론 앨범의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하는 등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과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다. 전체적인 사운드 역시 역시 록과 힙합 일렉트로닉이 절묘하게 섞여 트랜드를 반영하면서 자신의 색을 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여성 솔로 래퍼의 성공은 국내 가요계에서 아직 요원한 것인지, 대중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2월 가온차트에서 16위, 멜론차트에서 25위에 그쳤다.
3. 아직 수지에게 섹시한 건 안어울려? 미쓰에이 ‘터치’
미쓰에이가 3월 발표한 ‘터치’는 지금까지 ‘ 배드 걸 굿 걸’ ‘브리드’ 등을 통해 정상급 걸그룹으로 도약 중이던 미쓰에이의 야심작이었다. 무엇보다도 ‘붕대 의상’ 등으로 한층 더 섹시함과 성숙함을 강조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던 앨범이다. 무엇보다도 멤버들이 ‘박진영의 예술작품’이라고 소개할 만큼 음악적으로도 당시 유행하던 강한 일렉트로닉 비트의 음악들과 차별화 된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트랜드를 거스르는 시도는 결국 통하지 않았다. 3월 멜론 차트에서 3위, 엠넷차트에서 4위에 그쳤으며 가온차트에서는 7위에 머물렀다. 빅뱅의 ‘블루’ 앨범과 신예 에일리의 ‘헤븐’이 차트에서 미쓰에이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4. SM의 시대착오, 엑소케이 ‘마마(MAMA)'
엑소(EXO) 프로젝트는 2012년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야심작이었다. 주로 중국인으로 구성된 엑소 엠(EXO-M)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엑소 케이(EXO-K) 두 팀을 중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같은 노래로 데뷔시킨다는 색다른 전략 뿐 아니라 데뷔 100일 전부터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올림픽 홀에서 3000명의 팬들 앞에서 대형 쇼케이스를 여는 등 대규모 물량이 투입된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데뷔곡 ‘마마’는 4월 멜론차트 89위, 가온차트에서 72위에 그쳤다. 엠넷차트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오케스트라와 강렬한 록 사운드가 결합된 전형적인 SMP스타일의 음악은 HOT와 동방신기 까지는 유효했을지 모르지만 2012년에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5. 어정쩡한 변화, 포니밋 ‘볼륨업’
포미닛의 변화 역시 대중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 4월 발표된 '볼륨 업(Volume Up)'은 지금까지 포미닛의 장점이있던 반복되는 훅과 강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에서 벗어나 드라마틱한 전개의 카리스마를 앞세운 곡으로 관심을 끌었다. ‘볼륨업’은 포미닛이 자신들의 장점이자 한계를 넘겠다는 각오가 보였던 곡이었다. 하지만 4월 멜론차트에서 12위, 엠넷차트에서 9위, 가온차트에서 6위에 머무는데 그쳤다. 4월에 버스커버스커의 ‘벗꽃엔딩’으로 불기 시작한 어쿠스틱한 사운드의 유행 변화도 포미닛 스타일의 음악이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지만, 대중들이 포미닛에게 기대하는 음악과도 분명 거리감이 있었다는 평가다. 또 어정쩡한 변화에 대중들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6. 진부한 스타일은 외면 슈퍼주니어 ‘섹시, 프리 앤 싱글’
올해 7월 공개된 슈퍼주니어의 정규 6집 ‘섹시, 프리 앤 싱글(Sexy, Free & Single)’은 한류 아이돌 슈퍼주니어가 약 1년 만에 발표하는 새 앨범으로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적잖은 화제가 된 앨범이다. 앨범 발매 기자회견에 200여개의 매체가 몰리고 전세계에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등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특히 강인의 복귀작인데다 리더 이특의 군 입대전 마지막 앨범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컸던 앨범이다. 하지만 한류킹이라는 수식어에는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었다. 7월 가온차트에서 12위에 머무는데 만족해야 했던 것. 이는 슈퍼주니어의 기존 히특곡 ‘쏘리쏘리’ ‘미인아’ ‘미스터 심플’ 등의 스타일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같은 스타일로 지나치게 오래 활동해왔다는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7. 트랜드가 바뀌었나? 2AM 조권 솔로 ‘암 다 원’(I'm da one)
6월 말 공개된 조권의 첫 솔로 앨범 ‘암 다 원’(I'm da one)은 발라드 그룹 2AM의 조권이 발표한 첫 댄스 솔로 앨범으로 높은 퀄리티와 파격적인 무대로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특히 선공개곡 ‘애니멀’은 세계적인 음악적 트랜드의 정점에 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그대로 재현해 낸 곡이기도 하고 레이디가가 못지 않은 파격적인 의상과 무대로 화제가 됐다.또 ‘암 다 원’ 역시 세련된 멜로디의 팝 넘버로 히트가 예상됐다. 하지만 앨범의 완성도에 비해 차트 성적은 처참했다. 7월 멜론차트 89위, 가온차트 76위에 머물렀다. 선공개곡과 타이틀곡이 시간차를 두고 공개된 까닭에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떨어졌다는 이유도 있지만 이 앨범의 실패는 국내의 트랜드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증거가 되기도 했다.
8. 혼자는 무리? 2PM 장우영
7월 초 공개된 2PM 장우영의 첫 솔로 앨범 ‘23, Male, Single’의 타이틀곡 ‘섹시 레이디’ 역시 트랜드를 읽는데 실패한 곡이다. ‘섹시 레이디’는 퍼포먼스가 강조된 전형적인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2PM의 첫 솔로 프로젝트기도 했다. 그만큼 적잖은 기대를 모았던 앨범. 하지만 이 곡은 가온차트에서 37위에 그치며 아쉽게 마무리 됐다. 2PM과 크게 다르지 않은댄스 스타일의 곡을 혼자 소화한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콘셉트의 실패라고 보는 평이 대부분. 혹자들은 브라스 사운드가 가미된 펑키한 스타일의 선공개곡 ‘투나잇’(2NITE)을 타이틀로 했으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9. 걸그룹 시대는 저무는가‥카라 ‘판도라’
8월 말 공개된 카라의 ‘판도라’는 일본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며 활동하고 있는 카라가 1년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일본 활동에 집중했던 까닭에 국내에서 가능한 많은 활동을 하겠다고 약속한 곡이기도 했다. 하지만 차트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8월말에 공개됐음에도 불구 8월 가온차트 15위를 기록해 기대를 모았지만 9월에 12위로 3계단 상승하는 것을 끝으로 더 이상 성적은 오르지 않았다. ‘판도라’는 지금까지 카라스타일을 만들어왔던 작곡가 한재호-김승수, 스윗튠 콤비의 작품으로 일렉트로하우스와 레트로 펑크, 하드록의 요소가 가미된 곡이다. 특히 카라는 기존의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 지금까지 어떤 곡보다 섹시한 안무로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카라의 대부분의 활동이 일본에 집중돼 있던 까닭에 국내에서 활동이 뜸했던 것도 있지만 이제 더 이상 걸그룹의 트랜드가 가요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10. 더 이상 센세이션은 없다? 지드래곤 ‘크래용’
9월 15일 공개된 빅뱅의 지드래곤 솔로 앨범 ‘크래용’은 명성에 비해 초라한 성적으로 마무리 됐다. 대마초 흡연이라는 악재도 분명 작용했겠지만 지나치게 대중적이지 못한 음악도 차트 성적에서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선공개곡이었던 로우템포의 '그XX'가 9월 가온차트에서 종합 2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크레용’은 8위에 머물렀을 뿐이었다. 이번 앨범을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 사운드와 무대에서 보여주는 지드래곤의 파격은 여전했고 전곡이 차트에 오르며 고른 인기를 누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드래곤의 앨범이 더 이상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11. 예고편이 전부? 현아 ‘아이스크림’
10월 말 공개된 현아의 솔로 ‘아이스크림’은 공개 전까지만 해도 올해 최고의 화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티저 사진과 짧은 영상만으로도 검색어 순위를 휩쓸었기 때문. 하지만 티저의 강렬함이 정식활동에서는 보이지 않았고 결국 대중들의 반응은 미지근하게 끝났다. 결과적으로 10월 가온차트 17위로 출발, 11월에는 12위까지 올랐지만 결국 10위권 진입에는 실패. ‘왜 현아만 갖고 그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번 앨범 발표 때마다 불거졌던 선정성 논란조차도 이번 앨범에서는 없었다.
12. 제왕의 굴욕 동방신기 ‘캐치 미’
9월 말 공개된 동방신기의 ‘캐치 미’(Catch me)의 차트성적은 ‘한류의 제왕’ 동방신기의 명성에 비해서는 굴욕에 가까웠다. 9월 가온차트 82위로 시작해, 본격적인 활동이 펼쳐지던 10월에도 32위에 그쳤다. 동방신기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김재중 김준수, 박유천이 탈퇴 한 후 동방신기는 ‘왜’를 발표하며 건재를 과시하며 향후 안정적으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활동 만큼은 3명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특히 팀의 구성이 상당수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으로는 답보상태 였다는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후속곡으로 11월 말 공개된 ‘휴머노이드’의 성적은 말할 것도 없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