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웃기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니까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다시 보여주고 싶었어요. 누군가는 ‘유치하게 웃기려고 하느냐? 배용준처럼 멋있는 멜로 좀 해봐라’라고 했어요. 하지만 어떤 이들은 ‘띨띨하게 나오니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멋있는 역할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으려고요. 그런 균형을 맞추는 것, 괜찮지 않나요?”(웃음)
정준호는 10년 만에 다시 또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 출연한 이유와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또 “‘가문의 영광’이 없었으면 정준호라는 배우가 어떻게 나왔겠느냐”고 반문하며 “배우로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들이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문의 영광’(2002)은 조직폭력배 보스의 사위가 된 엘리트 박대서(정준호)와 이들 가문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웃음을 줬다. 이후 시리즈에 정준호는 출연하지 않았지만, 후속편들도 꽤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19일 개봉한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감독 정용기)도 1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조직이었던 쓰리제이 가문이 장삼그룹으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사위 대서가 사장이 되고, 조폭 삼형제가 퇴출위기에 놓이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을 그렸다.
지난해 3월 이하정 전 MBC 아나운서와 결혼, 알콩달콩 살고 있는 정준호. 결혼 후 첫 작품에 대해 아내는 뭐라고 해줬을까. “작품보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왜 만날 밥 사고 술을 사냐고요. 여자들은 살림을 하니깐 직접적으로 와 닿는 게 다른가 봐요. 연애할 때도 그랬는데 결혼하고 나니깐 더 크게 느껴지는 거죠. 그러면 저는 ‘사는 게 다 그런 거야. 언젠가 신세지게 될지 모르니깐 잘 하는 거지’라고 말해요. 예전에는 이해 못했는데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요.”(웃음)
베드신에 대해서도 물었다. 극중 정준호는 김민정과 유민과 특별한(?) 애정신으로 눈길을 끈다. 정준호는 “짜릿하더라”고 웃었다. “낯선 여자와 베드신을 찍은 게 설레긴 하더라”는 그는 “아무리 연기라지만 이성을 향한 마음을 갖고 해야 진짜 연기가 나온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아내가 결혼하고서 질투를 많이 하더라”고 전하며 “아마 ‘두 여자’를 결혼 후에 찍었으면 분명이 부부싸움을 했을 것이다. 결혼 전에 작품은 따지지 말고 묻지도 말라고 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두 여자’는 정준호가 파격적이고 수위 높은 베드신을 찍은 영화다.
정준호는 ‘가문의 귀환’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좀 더 질퍽한 코미디가 됐으면 했는데 가족코미디로 너무 수위조절을 한 것 같단다. 그는 “코미디는 대본이 탄탄해야 하고, 배우들이 연기도 잘 해야 한다. 또 감동적인 이야기를 섞어 고급스러운 코미디를 하면 충분히 많은 관객이 들 수 있다”며 “나중에 그런 코미디에 투자도 하고, 감독으로도 나서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