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씨스타 보라의 솔로 댄스 ‘재발견’
올해 정상급 걸그룹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씨스타는 ‘나 혼자’로 무대를 열었다. 하지만 연말 시상식 무대 치고는 다소 평이하다 싶었던 것이 사실. 반전은 씨스타 무대에 이어진 멤버 보라의 솔로 무대였다. 보라는 하이힐을 벗고 맨발로 5~6명의 남자 댄서들과 섹시한 재즈댄스를 선보였다. 특히 남자 댄서들과 함께 연출한 무대는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했다. 걸그룹 멤버로 활동하며 절도 있는 안무만을 보여줬던 까닭에 이날 보라의 솔로 댄스 무대는 매혹적이고 빛이 났다.
샤이니 ‘셜록’ 스페셜 무대보다 스페셜
‘가요대전’에서 샤이니는 리프트에 몸을 맡기고 벽면을 타고 오르는 퍼포먼스로 시작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실 이날의 무대는 활동 당시와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투어 등을 통해 일취월장된 강렬한 퍼포먼스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은 이날 어느 팀의 스페셜 무대 못지않게 압도적이었다. 샤이니의 이날 무대는 멤버들의 실력이 어떤 화려한 의상이나 특수효과 무대 장치보다 중요한 요소임을 증명하기 충분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우리는 록밴드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와 합동공연은 이 날 공연 중 가장 에너지 넘치는 무대였다. 두 팀은 멤버를 섞어 ‘어쩌다 마주친 그대’ ‘뭐야 이건’ 등 국내 대표적인 록 넘버들을 차례로 불렀다. 이들 두 팀의 무대가 특별한 것은 이들이 메이저에서 데뷔 한 이후 줄 곧 ‘만들어진 아이돌 밴드’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기 때문.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가 국내 선배 밴드들의 노래를 연주하는 모습은 자신들의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였다.
에픽하이 다듀 사이먼디‥이것이 공연이다
‘가요대전’ 2부 첫 순서로 꾸며진 에픽하이와 다이나믹 듀오 사이먼디의 합동무대는 이날 준비된 공연 중 가장 신나는 무대였다. 세 팀은 홍대 클럽에서 촬영한 인트로에 이어 무대위에서 ‘강남스타일’을 재해석한 노래를 선보였다. 원곡의 밝고 신나기만 한 스타일을 거칠고 어둡게 편곡했지만 경쟁하듯 뿜어내는 랩과 힙합 특유의 분방한 모습은 관객들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이어 슈프림팀의 ‘땡땡땡’과 다이나믹 듀오의 ‘불타는 금요일’ 에픽하이의 ‘플라이’로 이어지는 메들리 역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들의 무대는 기계처럼 짜여진 안무와 연출된 무대에 대한 피로감에 신선한 청량감을 전하기 충분했다.
◯ 워스트
씨엘-성시경 듀엣, 시도는 좋았으나‥불협화음
2NE1 씨엘과 성시경의 듀엣 무대는 공개 전부터 큰 화제가 됐다. 발라드 가수 성시경과 아이돌 댄스 그룹 멤버 씨엘의 만남만으로도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던 것. 두 사람은 고(故) 유재하의 명곡 ‘사랑하기 때문에’를 불렀다. 하지만 두 사람의 화음은 조화를 이루기 어려웠다. 먼저 성시경은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으로, 이어 씨엘은 억지로 음정을 일그러트리는 창법으로 노래를 불렀다. 성시경의 정직한 음정 때문에 씨엘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튀게 들렸던 것. 후반부에 뮤지컬 형태로 편곡이 바뀌며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섞이며 비교적 안정을 찾았지만 성시경의 율동 역시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MC 정겨운‥불안 불안 불안
이날 MC로 나선 배우 정겨운의 진행은 방송 내내 다소 불안했다. 아이유와 수지가 비교적 안정적인 진행솜씨를 보인 까닭에 정겨운의 모습은 더 불안해 보였다. 정겨운은 딱히 큰 실수는 하지 않았지만 진행 내내 큐시트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긴장한 듯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딱딱한 멘트와 리액션을 보였다. 가요제 MC 다운 재치 있는 멘트는 당연히 기대하기 어려웠다.
‘K팝스타’ 콜라보? 박진영의 노래 실력은?
박진영은 모습은 이날 ‘가요대전’에서 가장 초라한 등장이었다. ‘K팝 스타’ 시즌1 우승자 박지민과 백아연, 이하이가 순서대로 자신들의 데뷔곡 ‘아이 드림’ ‘느린 노래’ ‘1,2,3,4’를 부르며 순서대로 무대에 등장하고 이어 세 사람이 함께 ‘머씨’(Mercy)를 부르며 합동무대를 선사할 때 무대 뒤 쪽에서 박진영이 피아노를 연주하며 나타났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박진영이 리프트에 실려 공중으로 떠오르는 모습은 그럴싸했지만 박진영의 역할은 여기까지. ‘K팝 스타’ 합동무대라고 하기에는 ‘스승’ 박진영의 ‘선배가수’로서 실력을 전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이날 박진영은 2부에서 자신만의 무대를 꾸몄다.
아이유와 은혁‥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다
이날 ‘가요대전’에서 아이유는 MC 자격으로 은혁은 슈퍼주니어로 행사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방송 중 MC들이 가수들의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한 자리에 섰다. 아이유는 평소 이상형으로 여러차례 언급했던 빅뱅의 태양과 인터뷰를 나눴고 이어 MC를 맡았던 수지가 슈퍼주니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유는 수지와 은혁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뒤로 빠져있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각각 밝은 모습으로 서로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듯 보였지만 잠시간 어색한 모습이 연출 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