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퀸’은 2009년 1월 발매됐던 소녀시대의 첫 미니앨범에 ‘지’(Gee) 대신 타이틀곡으로 선정됐던 곡이다. 소녀시대는 당시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하며 고양이춤으로 불리는 안무와 뮤직비디오의 촬영까지 모두 마무리 한 상태로 발매를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 당시 트렌드는 원더걸스를 위시한 복고였다. 원더걸스가 ‘텔미’ ‘소핫’ ‘노바디’ 까지 3연타 홈런을 치며 소녀시대 역시 복고 스타일의 노래를 들고 나오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더피의 ‘머시’(Mercy)의 원곡을 리메이크 한 이 노래는 발매 예정 2주 전 공개가 최종 무산됐다. SM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2주 만에 급하게 새로운 타이틀을 찾아야 했던 것.
이 때 발견된 노래가 이트라이브의 ‘지’(Gee)였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 ‘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작곡가 이트라이브는 ‘유 고 걸’(U-go-girl)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지만 당시 까지만 해도 잘 알려진 작곡가가 아니었고 ‘지’가 당시 트랜드와 다소 거리가 먼 노래라는 판단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와 소녀시대는 ‘지’의 성공에 대해 반신반의 한 상태에서 급하게 녹음과 뮤직비디오 제작에 돌입했다. 뮤직비디오의 경우 ‘댄싱퀸’과 거의 흡사한 형태로 촬영 될 수 밖에 없었다. 전체 콘셉트와 스타일은 시간관계상 ‘댄싱퀸’을 위해 준비했던 것과 크게 달라지지 못했다. 롤러스케이트와 스키니진 등의 복고풍 아이템들은 사실 ‘지’가 아닌 ‘댄싱퀸’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SM 내부의 우려와 달리 ‘지’는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KBS ‘뮤직뱅크’에서 9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소위 국민가요 반열에 올랐다. 당시 걸그룹의 절대 강자였던 원더걸스를 추월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 부터다. 소녀시대가 입고 나온 컬러풀한 스키니진은 그해 가장 인기 있는 패션 아이템이 됐고 각종 패러디가 양산됐다. ‘지’의 성공이 없었다면 ‘소원을 말해봐’ ‘오!(Oh!)’ ‘더 보이즈’의 성공은 없었을지 모른다. 결국 ‘댄싱퀸’ 대신 급하게 투입된 ‘지’가 소녀시대를 국민 걸그룹으로 만든 노래가 됐다.
한편 소녀시대는 내년 1월 1일 신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로 컴백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